벤투호의 골키퍼 경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서 열린 호주와 A매치 평가전서 전반 22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선제골에도 후반 추가시간 김승규(비셀 고베)의 캐칭 실수 속 동점골을 내줘 1-1로 비겼다.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3분이 모두 지나도록 1-0 리드를 유지했다. 마지막 코너킥 위기만 넘기면 2015년 호주 아시안컵 결승서 호주에 당한 패배를 되갚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수문장 김승규가 로지치의 평범한 중거리 슈팅을 잡았다 놓치면서 루옹고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다. VAR(비디오 판독) 결과 골로 인정되면서 무승부를 시인해야 했다.

김승규가 넘버원 수문장으로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김승규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5경기서 세 차례나 선발 출장하며 두둑한 신임을 받았다. 조현우(대구)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나란히 1경기 선발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남다른 믿음이었다.
벤투 감독이 김승규를 선호하는 이유 중 빌드업 능력을 빼놓을 수 없다. 세 명의 골키퍼 중 발밑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승규는 3경기나 기회를 잡고도 빌드업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수 차례 패스미스를 범해 위기를 자초했다. 호주전도 비슷했다.
김승규는 호주전 내내 선방쇼를 이어갔지만 마지막 실수로 안정감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승규는 발밑과 선방 능력 모두 2018 러시아 월드컵 스타인 조현우와 김진현과 비교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한국은 오는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올해 마지막 A매치를 갖는다. 이듬해 1월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사실상 최종 모의고사나 다름없는 중요한 한 판이다.
한국이 우즈벡전서 오리무중인 넘버원 골키퍼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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