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는 실패했지만, 대체선수는 대박을 쳤다.
2018시즌 넥센에서 활약한 제이크 브리검, 제리 샌즈, 에릭 해커 삼총사는 공통점이 있다. 셋 모두 부진한 선수를 대신해 시즌 중반에 합류한 선수라는 점. 원조는 쪽박을 차고 돌아갔지만 대체선수는 대박을 친 셈이다.
넥센은 2017시즌을 앞두고 선발투수 션 오설리반을 당시 구단최고액 110만 달러(약 12억 3700만 원)에 영입했다. 하지만 오설리반은 정규시즌 3경기에 등판해 8이닝동안 43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7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2패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한 뒤 퇴출됐다. 넥센이 시즌 중 대체선수로 데려온 브리검이 10승 6패 평균자책점 4.38로 활약해 오설리반의 악몽을 지웠다.

브리검은 2018시즌에도 11승 7패 평균자책점 3.84의 준수한 기록을 냈다. 퀄리티 스타트가 19회나 됐지만 브리검이 나올 때마다 유독 타선이 터져주지 않았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브리검은 15승 이상의 효과를 내며 실질적 에이스로 활약했다.
에릭 해커는 ‘악동’ 에스밀 로저스의 대체선수였다. 넥센은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150만 달러를 주고 로저스를 영입했다. 하지만 로저스는 13경기에 나와 5승 4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한 뒤 손가락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급하게 대체자원을 찾던 넥센은 30만 달러에 해커와 계약을 맺었다. 해커는 14경기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활약했다. 한국무대 데뷔 후 평균자책점은 가장 높았다. 다만 30만 달러라는 적은 연봉을 감안할 때 가성비는 나쁘지 않았다.
역시 시즌 중 투입된 타자 샌즈는 마이클 초이스의 부진을 상쇄했다. 샌즈는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4리 12홈런 37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특히 득점권타율이 5할2푼4리로 강했고, 장타율도 7할6푼7리로 시원한 타격을 선보였다. 샌즈의 연봉은 불과 9만 달러였다.
2018시즌 활약을 고려할 때 브리검과 샌즈는 재계약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만 33세인 해커의 경우 고민이 필요하다. 대체선수로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길게 보면 그를 대체할 자원은 있다.
고형욱 넥센 단장은 “외국선수와 계약은 에이전트와 소통을 해봐야 한다. 0에서 시작해서 협의 중이다. 재계약이 확정된 선수는 아직 없다. 재계약을 하더라도 금액과 옵션을 맞춰봐야 한다”고 밝혔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