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키스톤 콤비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자리가 보장된 선수는 없다. 내년 플로리다 캠프까지 총성 없는 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SK는 지난달 30일부터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멤버들이 16일 염경엽 신임 감독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왔다. 17일은 선수단 휴식일이었고, 18일부터 선수단이 모두 모여 훈련을 진행한다. 캠프가 종료되는 월말까지 실제 훈련 기간은 열흘 정도. 그러나 그 열흘을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2루수와 유격수를 지칭하는 중앙 내야수, 키스톤 포지션에 위치하는 선수들이 그렇다. 1차 명단 당시 이 포지션에 속한 선수는 올해 퓨처스팀(2군)에서 가장 성장한 야수로 뽑히는 안상현 하나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선수들이 대거 일본으로 들어왔다. 김성현 박승욱 최항 강승호가 그런 선수들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지만 정규시즌 선두 두산과의 승차는 무려 14.5경기였다. SK가 내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분명 더 향상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비다. SK는 올해도 팀 실책이 100개를 넘어서는 등 수비력 측면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중앙 내야는 몇몇 선수들의 성장과는 별개로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별한 외부 보강이 없는 가운데 기존 선수들의 경쟁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것이 염경엽 감독의 복안이다. 키스톤 포지션의 선수들이 대거 마무리캠프에 합류한 것도 의미가 있다. 원점부터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염경엽 감독은 넥센 감독 시절 팀의 주전 라인업을 비교적 일찍 결정하는 지도자에 가까웠다. 주전은 주전대로 시즌을 준비하고, 백업으로 시작하는 선수들은 보완점을 찾아 주전들에 도전하라는 전략이었다. 때문에 이르면 내년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서는 2019년 주전 키스톤 콤비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가고시마에서의 시간은 비록 열흘에 불과하지만, 이 시간이 자신들의 2019년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각자 장점이 있고, 단점도 있다. 김성현은 팀 내 내야수 중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자랑한다. 다만 기본적인 기량과는 별개로 잔실수가 있었고, 장타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굳히지 못하면 주전을 장담할 수 없다. 강승호는 염경엽 감독이 트레이드 당시 공언한대로 이번 캠프부터는 유격수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한다.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마냥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좌타자들인 박승욱과 최항도 수비적인 측면에서 좀 더 발전할 필요가 있다. 염경엽 감독은 기본적으로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이고, 임무 분담이 명확하다. 백업을 쓰더라도 뭔가 하나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면 중용하는 편이다. 중앙 내야수들은 아무래도 수비가 되면 엔트리에 들기 수월한 법이다. 안상현도 1군 백업을 놓고 경쟁할 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게 퓨처스팀 관계자들의 설명. 신인으로 내년부터 팀에 합류할 김창평, 이번 캠프에 합류하지는 않은 나주환까지 생각하면 경쟁은 더 치열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