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산이가 신곡 '페미니스트'에서 비롯된 각종 논란에 직접 해명했다. 산이가 '이수역 폭행 사건'을 SNS에 게재하고 신곡 발표 및 디스전까지 주고받으며 벌어졌던 5일간의 사태가 결국 자체해명으로 마무리됐다.
산이는 19일 자신의 SNS에 신곡 '페미니스트'와 관련한 일련의 오해를 해명하고, 랩 가사를 직접 분석해 해명하는 텍스트 이미지를 게재했다.


산이는 "이 곡은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며 곡에 등장하는 화자는 내가 아니다"고 입을 열었다. 노래 속 화자는 겉은 페미니스트, 성평등, 여성을 존중한다 말하지만 속은 위선적이고 앞뒤도 안 맞는 모순적인 말과 행동으로 여성을 어떻게 해보려는 인물로, 산이는 '페미니스트'를 통해 이같은 인물을 비판한다고 설명했다.
산이는 "이런 류의 메타적 소설과 영화를 좋아해 나름 곡에 이해를 위한 장치를 심어놨다고 생각했는데 설정이 미약했다"며 "상처를 느꼈을 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넌 또 OECD 국가 중 대한민국 남녀 월급 차이가 어쩌구 저쩌구 페이크 팩트'라는 가사에 대해서는 "배우 손수현님 말씀처럼 팩트다. 하지만 화자는 팩트보단 자신이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를 팩트라 믿는 사람"이라 설명했고, '야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가냐'라는 가사에 대해서는 "아시다시피 난 어릴적 이민을 가 미국 시민권자다. 내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페미니스트' 속 화자는 여자 편을 들기 시작하지만 자신의 진짜 속내를 방어하기 위해 유치한 것을 들이대고 결국 사회를 탓하는, 하지만 자신은 끝까지 페미니스트라 주장하는 모순적인 인물이라 강조했다.
갑자기 이같은 자체 해명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산이는 "사랑하는 오랜 팬인 친구가 나를 10년간 지지하고 믿었는데 팬으로 살아온 시간이 후회된다고 배신감 느낀다고, 이게 정말 오빠 생각이냐고 저건 아니라고 말해달라는 글을 보고 내가 어떻게 보이는 건 상관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이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이수역 폭행 사건과 관련한 영상을 올리면서다.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을 게재한 산이의 영상은 남녀혐오를 조장한다는 반응을 이끌어냈고, 산이는 논란이 잦아들기도 전에 16일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발표 당시 일각에서는 산이의 '페미니스트'의 가사가 일부를 겨냥했다고 하지만 넓은 의미의 여성 혐오적 시각이 깔려있다며, 오히려 남녀 혐오를 더욱 조장하는 가사라는 목소리를 냈다.
이에 제리케이와 슬릭은 각각 '노 유 아 낫'과 '이퀄리스트'를 발표하며 산이의 노래에 즉각 반박하는 디스곡을 발표했다. 제리케이는 '노 유 아 낫'을 통해 "가부장제의 피해자. 것도 참 딱한 게 그걸 만든 것도 남잔데 당연 그 아래서 님도 모르게 꿀 빤 게 한두 갤 거 같아?"라는 가사로 산이를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산이는 18일 이른 새벽 또 하나의 신곡 '6.9cm'를 발표했다. 산이는 "어찌 그 노래가 혐오를 부추겨. 이해력 딸려. 곡 전체를 못보고 가사나 봤겠지. 좀 더 깊게 봤다면 화자로 등장한 남자의 겉과 속 다른 위선과 모순. 또 지금껏 억눌린 여성에 관한 내용"이라 지난 노래를 설명함과 동시에 제리케이를 향한 원색적 비난을 더했다.
이에 제리케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작품을 메타적으로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에게 설명하기 전에 그것에 실패했다는 걸 아시고. 대응할 노래 안 만든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산이는 하루 뒤 SNS에 자체 해명글을 올리며 닷새간을 이어온 논란을 자체적으로 종식시켰다. /jeewonjeong@osen.co.kr
[사진] OSEN DB, 산이 SNS, 제리케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