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미완의 2018’ 서진용, SK는 포기하지 않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8.11.19 13: 00

SK의 차기 마무리 후보로 각광받은 서진용(26)은 2018년도 알을 깨고 나오지 못했다. 한때 좋은 페이스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끝이 좋지 않았다. 2년 연속 실패에 가까운 시즌이었다.
2017년 팀의 마무리로 실험됐다 실패를 맛본 서진용은 좋은 컨디션으로 2018년을 시작했다. 성과도 있었다. 특히 눈부신 5월을 보냈다. 5월 한 달 동안 10경기에 나가 12이닝을 던지면서 단 1점도 실점하지 않는, 평균자책점 0의 성적을 냈다. 피안타율은 단 1할4푼6리에 불과했다. 드디어 서진용이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 후 성적이 뚝 떨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었다. 서진용은 6월 17일 2군으로 내려갔다. 어깨 통증 때문이었다. 5월 잦은 등판 및 멀티이닝 소화가 만든 암초였다. 당시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어깨에 담이 왔다”고 말했지만, 상태는 더 심각했다. 초기에는 팔이 올라가지 않을 정도였고 염증도 생겼다. 결국 주사 치료를 병행해야 했다. 그 후 구위가 뚝 떨어졌다. 아무래도 어깨에 부담이 있어 구속이 떨어졌다. 선수도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그렇게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시즌이 끝났다. 여기에 시즌 중 이뤄진 투구폼 변경에도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했다. 손혁 SK 투수코치는 서진용의 미래를 내다본 결정을 한다. 투구시 팔이 나오는 스윙을 좀 더 간결하게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다.
서진용은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팔의 높이가 높다. 그런데 팔이 붙어서 나오고, 투구시 상체가 왼쪽으로 쏠리는 점이 있다. 여기에 스트라이드까지 넓다. 때문에 팔 높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패스트볼 구속과는 별개로 들어가는 각이 밋밋해지는 부정적 측면이 있었다. SK는 서진용이 공을 좀 더 높은 지점에서 찍어 누를 수 있다면 패스트볼의 위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 장담한다. 최고 150km를 넘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시즌 중 투구폼 변경에 어색한 스윙이 이어졌다. 오락가락이었다. 그러나 손 코치의 뜻은 확고했다. 비록 올 시즌 당장 성과가 날 수는 없겠지만, 선수의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바꾸고 가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렸다. 선수에게는 “맞더라도 바뀐 폼으로 계속 던져라”고 신신당부했다. 투수코치로서는 대단한 인내였고, 서진용도 이를 받아들였다.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는 바뀐 투구폼에 적응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씁쓸하게 말한 서진용은 “투구폼을 바꾼 것은 김상진 코치님이 계실 때 한 번 있었고, 이번이 야구 인생에서 두 번째”라면서 “팔이 돌아서 나오니 그걸 간결하게 하기 위해 시즌 중반부터 노력하고 있다. 팔 부담이 덜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가고시마 캠프에서는 휴식을 취하는 동시에 투구폼을 최대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가겠다는 생각이다.
대개 투구폼을 간결하게 하는 과정에서 투수들은 구속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서진용은 “지금까지 투수를 하면서 여러 가지 팔 각도로 던져봤다. 어느 각도로 던져도 구속은 어느 정도 나왔다”면서 적응만 잘하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향이 옳은 만큼 자신이 얼마나 이를 잘 소화하느냐에 2019년이 달렸다는 게 서진용의 생각이다.
SK도 아직 서진용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 마무리캠프 2차 합류 명단에 서진용의 이름이 들어간 것만으로도 염경엽 감독의 의중을 알 수 있다. 염 감독은 불펜에서는 공이 빠른 선수들을 선호한다. 김태훈 정영일 서진용 김택형에, 하재훈과 강지광이 가세한다면 140㎞대 후반을 던질 수 있는 구위파 투수들로 불펜을 꾸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전히 서진용의 가치는 유효하고, 팀 구상을 위해 서진용이 3전4기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skullboy@osen.co.kr
[사진] 가고시마=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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