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많이 어렵네요." 두산 베어스 출신 안규영(30)이 야구 꿈나무 키우기에 나섰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27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안규영은 지난해를 끝으로 프로 생활을 마쳤다. 다소 이른 감있게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그는 여전히 야구공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닥터베이스볼'을 개장해 유소년 선수 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0평이 넘는 공간의 주 대상은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엘리트 선수들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야구를 했던 그였지만, 야구는 여전히 쉽지 않았다. 더욱이 선수 지도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만큼 확실한 원칙을 세웠다. 바로 '기본이 충실한 선수를 만들자'였다.

안규영은 "사실 아직 많은 것이 어렵다"라고 운을 떼며 "최근 엘리트 선수의 몸을 보면 내가 입단했을 때보다는 확실히 좋다. 그러나 대부분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야구라는 운동이 단순하게 생각하면 공을 받고, 던지고, 때리고, 뛰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 동작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가지의 준비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던지는 것을 예를 들면, 공을 쥐는 법부터 던지기 위한 몸의 밸런스, 체중 이동, 팔 궤적 등 복합적인 동작의 연속이다. 그만큼 동작 하나의 기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아이들은 마냥 던지고, 치고,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흥미도 중요하다. 그러나 프로로 나가기 위해서는 기본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라며 "최근 프로에 입단하는 고졸 선수를 보면 다들 좋은 기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지명을 받지 못하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기본이다. 기본의 차이는 한계와 성장의 차이로 바뀐다. 같은 노력을 해도 기본에서 차이가 나면 성장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효과도 경험했다. 그는 "실제 센터에 방문한 중학교 학생에게 일주일동안 던지는 운동없이 유연성과 하체 운동, 밸런스 잡는 것만 집중했다. 그랬더니 구속이 빨라졌다, 본인도 놀라며 만족해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그는 "많은 학부모분들이 상담을 오면 대부분 하는 말이 '우리 아이가 볼은 빠르지만 제구가 안된다' 혹은 '초등학교 때는 잘했는데, 지금은 잘 안 된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 이 경우 2~3시간 정도 운동을 하면 대부분 울면서 집에 간다. 해보지 않은 운동과 힘들어서 하지 않은 운동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나 기본과 다 연결되는 만큼, 꼭 해야만 하는 것들이다"고 덧붙였다.
안규영의 기본 강조는 계속됐다. 그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엘리트 선수들도 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 수업하고 공부를 하다보면 운동 시간은 3~4시간에 불과하다. 그럴 때 일수록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좋은 지도자도 기본이 부족한 선수를 완성형으로 만들기는 어렵다"라며 "많은 학생들이 개인 레슨장을 다니는데, 좋은 스킬을 알려줘도 기본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다. 결국에는 제자리 걸음이다.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엘리트 선수에게는 엄격하게 기본을 강조했지만, 취미반 학생들에게는 야구와 친해질 수 있는 다리는 놓는데 힘을 썼다. 최근에는 잠실구장에 방문해 직접 선수들을 만나고 경기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안규영은 "취미반 학생들 대상으로 이벤트를 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단체 관람을 했다"라며 "김태룡 두산 단장님께서도 유소년 야구 육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많은 부분 배려해주시고 도움을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6월부터 모집해서 현재 50여명이 운동하고 있다. 직접 차량 운행을 하면서 아이들이 올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는 선수반도 운영할 생각이다. 내년에는 정식대회에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야구가 좋아서 진정으로 야구를 즐기는 아이들이라 보면 기분이 좋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뜻을 함께힐 사람도 생겼다. SK 내야수 출신 김정남과 두산에서 함께 뛰었던 투수 이정호가 최근 합류했다. 든든한 조력자도 생긴 안규영의 궁극적인 꿈은 야구장을 짓는 것이다. 그는 "현재 아이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부족하다. 나중에는 야구장을 지어 아이들이 마음껏 야구를 즐기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bellsto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