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정성종의 변화구 연마 딜레마, 양상문 감독의 조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1.20 13: 01

롯데 자이언츠 신인 투수 정성종(23)은 팀 내에서도 과묵하기로 유명하다. 무덤덤하게 자신의 투구에 집중하는 편이다. 자신의 기분이 표정에 잘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 대신 마운드 위에서 150km에 육박하는 속구를 자신 있게 뿌리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일단 알렸다. 올해 1군에서 10경기 19이닝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16의 성적을 기록했다.
마무리캠프에서도 무뚝뚝한 표정은 여전하다. 하지만 무뚝뚝함 속에서도 정성종은 현재 큰 고민을 안고 있다. 정성종은 "올해 1군에서 느꼈던 안 되는 부분들을 고치려고 생각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속구만으로는 안 되고 변화구와 제구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변화구가 더 있어야 속구 위력이 더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력을 하고 있는 구종은 체인지업이다. 그는 "프로에 처음 와서 사실 윤길현 선배님께 슬라이더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선배님께서는 '서클 체인지업이 꼭 필요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을 하셔서 그 부분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보다는 낫지만 체인지업을 던질 때 아직 티가 많이 난다고 다들 말하더라"는 정성종이다. 결국 이 체인지업에 대한 딜레마는 감정 표현이 없는 정성종을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지난 19일 양상문 감독은 불펜 피칭을 마친 정성종을 불러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정성종은 마무리캠프 이후 투구 밸런스가 썩 좋지 않았던 상황. 양상문 감독은 "(정)성종이가 캠프에 온 뒤 계속 좋은 편이 아니었다"면서 "그래서 불러서 얘기를 해봤더니 '밸런스가 고민이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동안 정성종에 대해선 '무덤덤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는 투수'라는 인식이 강했던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였다. 하지만 이런 정성종의 고민 토로에 다소 놀란 기색도 있었다. 양 감독은 "고민 없이 공을 던지는 것 같았는데, 그런 고민을 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내심 그런 고민을 털어놓았다는 게 다행스럽다는 마음도 있었다. 선수의 속내를 알아야 제대로 된 처방전도 건넬 수 있다.
체인지업 완성에 대한 고민들이 투구 밸런스 유지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판단한 양상문 감독이다. 현재 롯데 마무리캠프 투수진의 테마는 단점의 보완보다는 강점의 부각이다. 정성종은 "체인지업을 완성시키고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그 대신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조언을 건넸다. 정성종이 강점인 속구 구위를 살리는 게 우선.
양 감독은 "성종이의 속구에 일단 힘이 있으니까 지금 갖고 있는 커브와 슬라이더 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체인지업을 지금 완성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부터 조금씩 던지기 시작하면서 차근차근 손에 익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급하게 단점을 보완하려는 것 대신 강점을 먼저 부각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양상문 감독의 생각이고, 정성종의 변화구 연마에 대한 딜레마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게 만드는 조언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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