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배터리의 신뢰 형성, 롯데 안방 육성의 시작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1.21 06: 02

신뢰 없는 관계는 금세 끊어지기 마련이다. 안방마님 자리의 육성의 시작은 투수와 포수, 배터리의 신뢰 관계 형성이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5년 만에 친정인 롯데로 돌아온 최기문 배터리 코치는 현재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 정보근 등 마무리캠프에 참가한 포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알아가고 있다. 김준태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만나보는 선수들. "선수들과 대화를 하면서 속마음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린 친구들의 관심사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마무리캠프가 그 과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최기문 코치는 기술적인 훈련과는 별개로 투수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최 코치는 마무리캠프를 떠나기에 앞서 "우리 팀 포수진이 너무 일방적으로 상대 팀 타자의 특성에 맞춰가고 상대 타자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오히려 우리 팀 투수들의 습관이나 성향, 특성, 구종의 강점 등에 대한 파악과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포수는 투수를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올 시즌 롯데 포수진에 대한 생각을 전한 바 있다.  

투수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경기에 돌입하니 포수들 역시 경기 상황에 따른 능동적인 대처가 쉽지 않았다. 투수들의 생각에 의존하면서 안방의 안정감은 떨어지고 휘둘리기 시작했다. 포수진이 일단 먼저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최기문 코치가 최우선으로 주문하는 것이 바로 투수들의 신뢰 얻기다.
최 코치는 "포수들이 투수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국 투수들에 끌려다니게 되고, 신뢰 여부에 따라 투수들의 투구도 달라지게 된다"면서 "포수는 투수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수들이 투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중요하다. 
마무리캠프에서 진행되는 불펜 피칭 때 양상문 감독은 투수 뒤가 아닌 포수 뒤에서 바라본다. 투수의 구위와 자세들을 지켜보려는 것도 있지만, 양상문 감독은 포수들에게 공을 던질 때마다 투수들에게 어떻게 요구를 해야 하는 지를 지적한다. 투수들이 좀 더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훈련시키는 것. 투수와 포수진의 신뢰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 대신 최기문 코치는 투수들과 함께하면서 격려를 하고 있다. 
투수들의 불펜 피칭 이후, 투수와 공을 받은 포수, 투수 코치, 배터리 코치가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눈다. 그날의 잘 된 부분과 잘 되지 않은 부분들을 서로 공유한다. 양상문 감독도 때에 따라서는 대화에 참여한다. 
결국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포수들이 어떻게 투수들의 신뢰를 얻어가는지를 경험하게 만들고 있다. 물로 1군 주축 투수들이 합류하는 스프링캠프, 그리고 1군 경기는 또 다른 부분. 포수진의 연령대가 한참 어리기에 주축 투수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때는 최기문 코치도 적극적으로 개입할 예정이다. 최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는 어린 포수들과 베테랑 투수들 사이에 끼어들어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면서 "포수들이 먼저 다가가며 대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배들도 어린 포수들을 보듬어주고 함께 안고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항간에서는 롯데가 FA 최대어 포수 양의지 쟁탈전에 참가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현장은 소문에 흔들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마무리캠프에서, 최기문 코치가 지도하는 포수들도 언젠가는 1군 안방을 차지해야 한다. 올 시즌의 시행착오는 잊었다. 1군 안방마님 육성은 신뢰를 다시 형성하는 것부터 시작되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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