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내부 FA 전략이 잡혔다. 온정주의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진다. 의례적인 '잔류 방침' 표현도 쓰지 않았다.
KBO는 20일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15명의 선수들을 공시했다. 21일부터 본격적인 협상이 가능한 가운데 한화에선 3명의 선수들이 FA로 풀렸다. 내야수 송광민(35), 외야수 이용규(33), 최진행(33)이다. 이용규는 1년 미뤄온 FA이고, 송광민도 큰 고민 없이 첫 FA를 행사했다. 최진행은 고심 끝에 첫 FA를 신청했다.
그렇다면 한화는 내부 FA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까.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박종훈 단장이 21일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협상 일정을 조율할 예정. 이용규는 에이전트, 송광민과 최진행은 선수가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어느 쪽이든 만만치 않은 FA 협상이 될 전망이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 팀 FA 선수들이기 때문에 우선 협상을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일정을 잡지 않을까 싶다"며 "검토해야 할 부분이 여러 가지 있다. 내부 FA이지만 구단에선 객관적인 평가를 할 것이다. 무조건, 반드시 잡겠다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잔류 방침'이란 표현도 앞서나간 것이다.
과거 한화는 내부 FA 선수들에게 일종의 온정주의를 베풀었다. 오랜 시간 팀에 기여한 선수들에겐 '프랜차이즈 프리미엄'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조금 더 냉정하게 객관적인 평가를 한다. 지난해 한화의 내부 FA였던 내야수 정근우, 투수 박정진·안영명도 협상에 있어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한화는 일관된 기조를 보이고 있다. 내부 육성, 세대교체, 리빌딩이다. 팀을 더 젊게 만드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30대 중반인 송광민·이용규·최진행에게도 엄정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 사정을 아는 관계자는 "3년 이상 보장 계약은 없을 것이다. 계약 조건도 낮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3루수 송광민과 중견수 이용규는 10개팀 통틀어 보면 한화에 가장 필요한 선수들이다. 당장 두 선수가 빠지면 한화에서 확실하게 대체할 만한 자원이 부족하다. 다만 두 선수 모두 30대 중반의 나이로 FA 시장 수요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송광민의 경우 주전 3루가 비어있는 LG와 롯데가 잠재적인 후보군이 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최진행은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내년 팀 내 입지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FA를 미루는 게 쉽지 않았다. 결국 위험을 무릅쓰고 FA를 신청했다. 장타력이 부족한 한화에선 '30홈런 거포' 최진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화는 올 시즌 성적으로 최진행을 평가할 분위기다. /waw@osen.co.kr
[사진] 이용규-송광민-최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