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이 호주 원정에서 미션을 완수하며 아시안컵 밑그림을 완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브리즈번 스포츠육상센터(QSAC)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평가전서 남태희(알두하일), 황의조(감바 오사카), 문선민(인천),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4-0 쾌승을 거뒀다.
호주 원정은 또 다른 시험대였다. 기성용(뉴캐슬),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알 사드),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함부르크)이 빠진데다 장현수(FC도쿄)마저 국가대표 자격 영구박탈을 당해 주전 절반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벤투 감독은 첫 원정길을 앞두고 크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아시안컵 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할 계획"이라며 "새롭게 선발한 이들과 그동안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우리 플레이 스타일을 접하게 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호주전은 예상대로 힘겨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멤버가 다수 출전한 호주의 적진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황의조의 결정력과 황인범(대전)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이청용(보훔)과 김민재(전북)의 경쟁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완벽에 가까운 내용과 결과를 받아들였다. 수장의 눈도장의 받아야 했던 태극전사들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벤투 감독이 꿈꾸는 축구를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실현했다. 한국은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을 앞세워 내내 우즈베키스탄을 압도했다. 세대교체 중인 우즈베키스탄이 이날 주전 일부를 뺀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퍼포먼스는 박수를 받을 만했다.
플랜B는 성공적이었다. '중원사령관' 황인범과 주세종(아산)은 기성용과 정우영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안정적인 빌드업과 번뜩이는 패스로 공수 연결고리 역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황인범은 공수 만능 키로 기성용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낙점을 받았다.
이청용, 문선민, 정승현(가시마 엔틀러스) 등도 주전들을 위협할 경기력과 결과로 벤투호에 선의의 경쟁심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젊은 피 나상호(광주)와 이진현(포항)의 가능성을 엿보는 등 한가득 희망을 안고 힘겨웠던 호주 원정을 마쳤다.
벤투호는 이듬해 1월 5일 아랍에미리트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완벽한 밑그림을 완성했다. 벤투 감독은 내달 중순 아시안컵에 나설 선수들을 소집해 담금질에 돌입한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