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붙박이 선발 3인방의 희비가 엇갈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브리즈번 스포츠육상센터(QSAC)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A매치 평가전서 남태희(알 두하일), 황의조(감바), 문선민(인천), 석현준(랭스)의 연속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챙겼다.
앞선 호주전서 1-1 무승부를 거뒀던 한국은 우즈벡전서 4-0 대승을 거두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벤투 감독의 부임 이후 6경기 연속 무패 행진(3승 3무)로 한국 축구 감독의 전임 감독제가 시작한 이후 최대 무패 행진 기록을 새롭게 세웠다.

11월 A매치는 벤투호의 첫 원정 경기이자,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시험대였다. 기성용(뉴캐슬),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알 사드),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함부르크), 장현수(FC도쿄) 등 주전 선수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빠졌다.
11월 호주 원정 여러 주전이 빠진 상황에서 벤투호는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황인범(대전), 이청용(보훔), 주세종(아산), 정승현(가시마), 김민재(전북), 구자철 등이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틈타 선발 기회를 얻었다. 각자 자신의 장점을 뽐냈다.
한편 벤투 부임 이후 6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온 3인방 김영권(광저우), 이용(전북), 남태희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김영권과 이용은 장현수가 봉사 활동 서류 조작으로 대표팀 영구 퇴출이 확정된 상황에서 포백 라인의 중심을 잡아줬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김영권은 호주전은 김민재, 우즈벡전은 정승현과 호흡을 맞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수비진 리더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이용은 특유의 크로스를 앞세워 주전 경쟁에서 압도적 우위를 선점했다.
반면 남태희는 6경기 선발로 나서 2골을 기록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우즈벡전 결승골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공격형 미드필더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 전개를 돕는 패스나 돌파보다는 무리한 개인기나 슈팅을 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는 대표팀의 포지션 중 가장 경쟁이 심한 지역이다. 남태희가 계속 선발로 나서고 있으나, 호주 원정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청용 역시 이 자리에 기용될 수 있다. 이재성 역시 2선 포지션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하필 남태희는 우즈벡전 후반 6분 무릎 부상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결국 그는 문선민과 교체로 경기장을 벗어났다.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김영권과 이용처럼 마지막 평가전서 주전 굳히기에 나섰지만, 불확실성만 커졌다.

벤투호는 이듬해 1월 5일 아랍에미리트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다양한 선수 점검을 완료했다. 김영권, 이용, 남태희 등 벤투 감독의 부임 이후 확고한 신임을 받았던 3인방이 아시안컵서도 주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