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와 LG가 외국인 투수 교체로 2019년 시동을 걸었다. 영입한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MLB) 1라운드 출신이라는, 비교적 화려한 경력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9년 성적을 위해 두 선수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KIA와 LG는 최근 외국인 투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KIA는 팻 딘의 대체자로 우완 제이콥 터너(27)를 데려와 화제를 모았다. 타일러 윌슨, 헨리 소사와의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LG는 21일 우완 케이시 켈리(29)를 영입했다. 세부적인 금액은 약간 차이가 있으나 두 선수 모두 외국인 선수 첫 해 계약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웠다.
두 선수 모두 최근 2~3년간 KBO 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꾸준하게 받은 선수들이다. MLB 무대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트리플A에서는 특별히 더 보여줄 것이 없는 레벨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불펜투수 출신이 아니라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꾸준히 선발로 뛰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나이도 많지 않다. 아직 전성기에 있을 신체적 나이로, 두 선수에 대한 또 하나의 기대감이다.

모두 상대적으로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터너는 그간 KBO 리그 구단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이른바 “때가 무르익지 않아” 영입하지는 못했던 선수다. 2009년 디트로이트의 1라운드 지명(전체 9순위)을 받아 2011년 MLB에 데뷔했고, 그 후 마이애미, 시카고 컵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워싱턴, 디트로이트 등을 거쳤다. MLB 통산 102경기(선발 56경기)에서 14승31패 평균자책점 5.37의 성적을 냈다.
켈리 또한 2008년 보스턴의 1라운드 지명(전체 30순위)을 받은 유망주 출신이다. 무엇보다 1라운드 지명에 그치지 않고 그 후 3~4년간 소속팀의 TOP 5 유망주로 꾸준하게 이름을 올렸던 경력에 더 눈이 간다. 2012년 샌디에이고에서 MLB에 데뷔해 애틀랜타를 거쳐 올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다. MLB 통산 26경기(선발 12경기)에서 2승11패 평균자책점 5.46을 기록했다.
지명 순위에서 보듯 기본적인 재능은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운동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MLB에서 성공하지는 못했다. 터너는 좀처럼 벽을 뚫지 못했고, 켈리는 부상에 망가졌다고 보는 게 가깝다. 그러나 MLB와 KBO의 수준차를 감안하면, 각 구단들도 어떠한 성공 가능성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있다.
터너는 다양한 구종과 싱커성 변형패스트볼을 가지고 있다. KBO에서는 정상급 구속에 변화구들의 각이 전체적으로 크다. 때문에 많은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켈리는 터너와 스타일이 약간 다르다. 패스트볼 구속은 터너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커맨드는 오히려 더 낫다는 평가다. 낙차 큰 체인지업이라는 확실한 변화구를 갖추고 있는데 체인지업은 제구도 수준급이다.
터너는 제구, 켈리는 구위 하락에 대한 우려를 지워내야 하는 과제는 있다. 터너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제구 이슈가 있었고, 켈리는 기본적으로 구위로 성공할 수 있는 유형은 아니다. 두 선수 모두 완성보다는, 뭔가 하나씩의 허전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100만 달러로 데려올 수 있는 선수들 중에는 최상급 선수임은 분명해 보이고, 오히려 지난해 100만 달러 이상을 주고 데려온 선수들보다 완성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
KIA는 헥터, LG는 윌슨과 소사와의 계약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변수가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상수로 두 선수를 영입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KBO 리그에 1라운드 출신 선수들이 몇몇 있었지만 꼭 성공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두 선수는 전례를 무시하고 롱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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