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투진은 새판짜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극강 마운드의 마지막 세대인 심창민이 입대를 추진중이고 최충연의 선발진 합류가 유력하다. 새 얼굴의 등장이 필요한 이 시점에 장지훈과 이재익의 기대치가 치솟고 있다. 올 시즌 부상에 신음했으나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내년 전력의 플러스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및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재활 과정을 밟아왔던 장지훈은 한 차례 하프 피칭을 소화하는 등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제 야구하는 것 같다. 아무리 열심히 훈련해도 힘든 줄 모를 만큼 즐겁다. 또래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서로 의지하며 힘을 북돋는다".
예전에 비해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 "첫 하프 피칭 25개를 소화한 뒤 느낌이 좋았다"는 게 장지훈의 말이다.

그는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와 정현욱 불펜 코치의 조언대로 투구 자세를 교정하고 있다. 장지훈은 "투구할때 팔이 뒤로 빠지다 보니 부상 발생 위험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이 부분을 교정하고 있다. 그리고 하체 밸런스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훈이 마운드의 키를 쥐고 있다". 김한수 감독은 장지훈을 향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이에 장지훈은 "아직 보여드린 것도 없는데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감독님께서 칭찬해주시는 만큼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흔히 재활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외롭고 지루한 일상의 반복이다. 장지훈은 "항상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고자 노력했다. 부정적으로 생각해봤자 도움되는 건 1도 없다.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항상 신경써주신 권오경·김현규 트레이너님께도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장지훈의 목표는 단 하나. 부상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올 시즌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경산에서만 훈련했다. 정말 몸이 근질근질했다. 내년에는 부상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재익은 팀내 좌완계투 부족 현상을 해소할 기대주로 꼽힌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잠재 능력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이재익에게 현재 상태를 묻자 "준비는 잘되고 있다. 아직은 회복 단계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내년 2월이 되면 좀 더 완벽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어 "수술 후 통증이 왔다갔다 하는데 이제 거의 없는 수준이다. 22일 첫 하프 피칭을 앞두고 있는데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지난달 대규모 선수단 개편 작업에 나섰다. 이재익은 지금껏 이렇다할 성과를 남기지 못했으나 개편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만큼 구단 측이 기대하는 부분이 크다는 의미다. 이재익 또한 벼랑 끝에 서있는 심정으로 준비중이다. "이제 뒤가 없다. 앞으로 가야 한다. 내겐 엄청 큰 기회다. 절대 놓쳐서는 안될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what@osen.co.kr
[사진] 장지훈-이재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