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를 이끄는 힘, 단연 김선아의 탄탄한 연기 내공이다.
김선아는 지난 22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유산과 남편의 불륜으로 충격을 받고 분노 속에서 폭주하는 차우경을 완벽하게 연기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차우경은 착한 딸과 성실한 아내, 좋은 엄마와 아이들의 상담사로서 모든 역할에 충실하며 안정된 삶을 살았다. 어찌보면 성공한 인생이기도 했다. 둘째 햇살이를 임신 중이던 우경은 차를 몰고 가던 중 갑작스럽게 녹색 옷을 입은 소녀를 보게 됐다. 하지만 우경의 차에 치인 이는 소녀가 아닌 전혀 다른 소년이었다.

이후 우경은 수시로 녹색 옷을 입은 소녀를 보게 됐고, 그 아이가 소년의 동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우경과 가장 가까운 존재인 남편 김민석(김영재 분)는 그런 우경의 말을 믿지 않고 오히려 "제발 정신차려라"라고 호통을 쳤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시간을 보내던 우경은 설상가상으로 유산과 남편의 외도를 차례로 겪으면서 내재돼 있던 분노라는 감정을 느끼며 폭주하고 말았다. 계속 눈 앞에 나타나는 녹색 옷을 입은 소녀 뿐만 아니라 믿었던 남편의 배신과 비난은 우경을 더욱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다.
김선아는 극의 무거운 분위기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존재감과 섬세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압도했다. 화장기 하나 없이 초췌한 얼굴로 남편에게 억눌렀던 감정을 토해내고, 분노하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김선아의 탁월한 연기 내공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전에도 연기 잘하는 배우로 손꼽혀왔던 김선아지만, 확실히 이번 '붉은 달 푸른 해'는 또 한번 김선아라는 배우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김선아의 연기력이 대단하다는 뜻일테고, 이는 '붉은 달 푸른 해'의 다음 회를 기대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로 여겨지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붉은 달 푸른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