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들 중 누가 행운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게 될까.
김윤석, 유아인, 이성민, 주지훈, 하정우(가나다순)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남자 배우들이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라 그 어느 해보다 막강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트로피의 방향은 발표 직전까지 예상할 수 없을 듯하다.
오늘(23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3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영화 ‘1987’(감독 장준환)의 김윤석, ‘버닝’(감독 이창동)의 유아인, ‘공작’(감독 윤종빈)의 이성민,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의 주지훈, ‘신과 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의 하정우가 올라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올해 남우주연상 후보는 젊은 피 대 베테랑 배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젊은 피에 유아인과 주지훈이 있다면 베테랑에는 김윤석 이성민 하정우를 분류할 수 있다. 나이와 경험치는 달라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쌓아올린 내공이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기에 다섯 사람이 그야말로 박 터지는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들 가운데 누가 트로피를 받게 되더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저마다의 이유가 존재한다. ‘남한산성’ ‘도둑들’ ‘추격자’ ‘황해’ 등 매 작품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김윤석은 ‘1987’에서 사건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장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버닝’을 통해 올해 열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유아인은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관심과 호평을 받았기에 후보에 오른 것이 당연해 보인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인물로 그려냈으며, 이창동 감독의 작품 속 주인공다운 면모를 증명했다.

이성민이 청룡을 통해 남우주연상 3관왕을 거머쥘 수 있을까. ‘공작’에서 대외경제위 처장으로 분한 그는 제27회 부일영화상과 제38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하며 올해 벌써 2관왕을 기록했기에 다시 한 번 수상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손꼽힌다.
‘신과 함께’의 해원맥, ‘공작’의 北보위부 과장 역할로써 올해 극장가를 휩쓸며 대세 중의 대세로 떠오른 주지훈은 ‘암수살인’에서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자백하며 수사 과정을 리드하는 살인범 강태오를 연기해 독보적인 색깔을 입혔다. 데뷔 후 처음 도전한 악역이었기에 철저한 준비로 완성했다고 한다. 이 같은 노력 덕분인지 실제 범인을 방불케 하는 악랄한 느낌을 살려냈다.
‘신과 함께’에서 저승 삼차사의 리더 강림을 연기한 하정우는 비현실적인 세계지만 그 어떤 역할보다 인간적인 면을 느끼게 해줬다. 본인만의 개성을 더해 캐릭터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것. 온몸을 던진 그의 열연 덕분에 한층 더 입체적인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성민의 3관왕이냐, 또 다른 주인공의 탄생이냐. 누구가 됐든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은 분명하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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