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될 자격을 갖췄다".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라이온즈 투수 코치는 최충연(삼성)의 선발 전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16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은 최충연은 데뷔 첫해 2패(평균 자책점 12.91)에 이어 지난해 3승 8패 3홀드(평균 자책점 7.61)에 그쳤으나 올 시즌 2승 6패 8세이브 16홀드(평균 자책점 3.60)을 거두는 등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한수 감독은 "팀을 위해 젊은 선발 투수가 필요하다"고 선발진의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최충연 또한 양창섭, 최채흥과 함께 내년부터 선발 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22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서 만난 오치아이 코치는 최충연의 선발 전향에 대해 "최충연을 처음 봤을때 언젠가는 선발 보직을 맡아줘야 할 선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최충연의 계투진 활용은 성공적인 선발 전향을 위한 빅픽처.
"아웃 카운트 1개의 중요성과 승부처에서 공 1개의 무서움을 경험시키기 위해 계투 요원으로 활용했다"는 게 오치아이 코치의 말이다. 이어 "최충연은 언젠가 선발 투수로서 팀의 기둥이 돼야 할 선수다. 최종 결정은 감독님의 몫이지만 내년부터 선발 요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속담에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다. 오치아이 코치는 최충연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되기 위해 아직 보완해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게 그 이유다.

"예전에 정인욱이 문제아였는데 이번에 와보니 최충연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이들을 보면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다". 오치아이 코치의 말이다.
이어 "최충연이 올 시즌 아주 빠른 성장세를 보였으나 내년에 확 무너질 위험성도 높다. 올 시즌 정말 잘해줬으나 아직 팀 전체를 맡길 만큼의 믿음은 부족하다. 급작스러운 부진 혹은 부상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지만 선수 본인은 이에 대한 부분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게 문제다. 무서움을 1도 모른다. 그래서 더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오치아이 코치는 최충연이 자나 깨나 야구 생각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 정인욱에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생각 자체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위해 투자하고 야구와 연관시켜야 하는데 야구 외적에 집중하는 느낌이다. 프로 선수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시선도 느끼며 의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가끔씩 잠시 한 눈을 파는 걸 보면 중학생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어떻게 보면 어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정신차리고 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오치아이 코치가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최충연의 성공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최충연은 타고 난 능력이 아주 좋다. 좀 더 빨리 깨우치고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최충연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최충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가 될 자격을 갖췄다. 향후 해외 무대 진출도 가능한 선수"라면서 "최충연에게 만큼은 이와 같은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는다. 잘한다고 칭찬하면 또 깝죽거린다. 그래서 일부러 반대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제자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