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톡톡] '10승 투수' 이영하, "올 시즌? 70점 주고 싶네요"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8.11.23 14: 04

"불펜으로 정말 역할을 못 했잖아요."
이영하는 올 시즌 한 단계 도약의 해를 보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 해를 팔꿈치 수술을 한 뒤 재활로 보내면서 지난해 1군에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5.55를 기록한 이영하는 올 시즌 롱릴리프로 시작했다. 그러다 장원준과 유희관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선발진에 합류했고, 10승 3패 평균자책점 5.28로 올 시즌을 마쳤다.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승리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영하의 활약은 이어졌다. 네 번째 선발 투수로 준비를 하던 그는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선발 등판이 불발됐지만, 이후 구원투수로 나와 2경기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수비 실책과 홈런이 아쉬웠지만, 마운드에서 당찬 투구를 펼치면서 올 시즌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바쁜 한 해를 보냈지만, 이영하는 곧바로 미야자키에서 열린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마루리캠프에서 공을 던지기보다는 스트레칭과 런닝 등 회복 훈련에 집중하면서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영하는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한국시리즈에서는 응원 열기도 남달라서 떨리기 보다는 재미있었다"라며 "다만, 너무 아쉽다. 지난해에도 준우승이었는데, 올해가 더 아쉽고 기분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 점수로는 70점을 줬다.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부분은 좋았지만, 시즌 초반 불펜으로 나섰을 당시 좋지 않았던 것이 아쉬움이 됐다. 올 시즌 이영하는 선발로 등판한 17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4.96으로 준수했던 반면, 불펜으로 나선 2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6.03으로 흔들렸다.
그는 "후반기 잘했다고 하지만, 초·중반에 너무 좋지 않았다. 중간에서도 중요한 경기를 못 지킨 적이 있다"라며 "불펜으로 나선 경기는 빵점이다. 그래도 선발로 나선 경기는 어느정도 역할을 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래도 불펜으로 나섰을 때는 감독님께서 분명히 원하시는 바가 있었을 텐데, 하나도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서 그는 "선발로 많은 타자를 상대하면서 다시 올라갈 수 있었다. 믿고 기용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며 "올해는 중간 중간 힘들었을 때 다행히 잘 넘어갔다. 후반기 던지면서 좋게 잘던지든 못던지든 승리를 하다보니, 던지는 마음가짐 등을 다시 한 번 배우게 됐다"고 전했다.
한 단계 성장은 구속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게 했다. 무조건 빠른 공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운영의 묘'를 알게 됐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당시 이영하는 모자에 155km를 적었다. 구속을 155km까지 올리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그러나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이영하의 모자는 깨끗했다. 구속을 포기했다기보다는 구속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영하는 "155km 안던져도 타자를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특히 올 시즌 함께 '전담마크'하며 신경을 써준 권명철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영하는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권명철 코치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포크볼도 손에 익었고, 내가 던지는 모든 것이 코치님께서 알려준 것"이라며 "마침 권 코치님께서 1군에 계시면서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나 많이 물어보면서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운영도 그렇고 경기 때 힘 빼고 던지는 법을 알게 됐다"라며 "그래도 이 모든 것이 제구가 잘 돼야 한다. 아직 제구나 이런 것은 멀었다. 제구력과 변화구가 늘어야 한다"라며 다음 시즌을 앞둔 과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bellstop@osen.co.kr
[사진] 미야자키(일본)=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2017년 마무리캠프 이영하 모자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