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리포트] 한용덕 감독이 김민우에게 빗자루를 든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23 12: 01

한화 한용덕 감독이 빗자루를 들었다. 불펜피칭을 하는 투수 김민우(24) 옆에서 빗자루 끝을 겨눴다. 김민우는 빗자루 옆에서 투구를 진행했다. 엉뚱하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이유 있는 지도 방법이었다.
한화의 마무리캠프가 치러진 22일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구장. 불펜에서 김민우가 투구를 시작한 뒤 한용덕 감독이 그에게 다가갔다. 원래 타석에서 배트를 들고 투수들의 공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체크하는 것이 한 감독 스타일이었지만 이날은 뭔가 달랐다.
한 감독은 이에 대해 "야구는 집중력 싸움이다. 투수들은 제구력이 가장 중요한데 미트를 뚫어지게 보며 집중해야 한다. 그런데 민우는 시선이 자꾸 옆으로 돌아간다. 다리를 들고 나서 오른쪽으로 눈동자가 돌아가는 습관이 있다. 제구가 떨어지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부분에 대해 한 감독도 꾸준히 지적했지만 몸에 배인 습관이라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불펜에 한 감독이 있을 때는 의식적으로 시선 처리를 신경 썼지만 한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우거나 다른 선수를 체크하고 있을 때 시선이 다시 미트가 아닌 반대로 향했다.
이에 한 감독이 빗자루를 꺼내들었다. 김민우이 옆에 다가가 빗자루를 들어 "네가 보는 위치가 여기다. 여기 쳐다보지 말고 던져라"고 주문했다. 조금이라도 시선이 흔들리면 "눈, 눈, 눈"을 외쳤다. 김민우도 평소보다 더 집중하며 시선을 미트 쪽으로 고정하기 시작했다.
한 감독은 "민우 본인도 이 문제를 알고 있지만 습관이라 고치기 쉽지 않았다. 투수는 눈, 시선부터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 미래의 에이스로 기대받고 김민우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99⅓이닝을 던지며 5승9패 평균자책점 6.52를 기록했다. 선발 기회를 꾸준히 받으며 퀄리티 스타트 6차례를 했지만 기복이 심했다. 투구폼도 자주 바뀌었고, 제구도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마무리캠프에서 문제점을 보완 중으로 내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 감독은 "민우가 많이 좋아졌다. 내년 시즌 덩칫값을 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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