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한용덕 감독 부임 후였던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코치들이 주도하는 야간 훈련을 없앴다.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하는 자율 훈련으로 바뀌었다. 밤늦은 시간까지 지옥 훈련으로 유명했던 한화 캠프에 새바람이 불었다. 지난 2~3월 스프링캠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1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시작된 마무리캠프의 풍경은 달랐다.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사라졌던 야간 훈련이 부활했다. 선수단이 묵는 숙소 옆 테니스장이 야간 훈련 장소. 투수들은 수건을 들고 섀도우 피칭을 했고, 타자들은 배트를 들고 스윙 연습을 했다. 파트별 코치들도 선수들 곁을 함께했다.
야간 훈련이 부활한 건 코치들의 건의에서 시작됐다. 한화 관계자는 "코칭스태프에서 이번 캠프에는 어린 선수 위주로 온 만큼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감독님도 코치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야간 훈련이 다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캠프에서 한화는 만 30대 선수 한 명 없이 전원 10~20대다.

한용덕 감독도 "원래 저녁 훈련은 선수 각자에게 자율로 맡겨놨지만, 올해는 코치님들이 훈련에 욕심을 내셨다. 아직 자기 것이 없는 어린 선수들은 무조건 자율로 맡기는 것보다 코치들과 함께 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봤다. 장종훈 수석코치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결정했는데 성과가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한화의 야간 훈련이 지난 22일부터 사라졌다. 마무리캠프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강경학이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코칭스태프에 건의하면서 이뤄졌다. 한용덕 감독이 흔쾌히 수락하면서 한화는 25일 귀국을 앞두고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대신 조절을 하며 캠프를 마무리한다.
한용덕 감독은 "경학이가 이번 캠프에서 주장 역할을 아주 잘해줬다. 경학이의 권위를 세워주기 위해 건의를 받아들였다"고 웃은 뒤 "선수들이 캠프 기간 열심히 했다"고 훈련 성과에 만족해했다. 적절한 '밀고 당기기'로 마무리캠프 마지막 주 한화 선수단의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 /waw@osen.co.kr
[사진] 강경학.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