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톡톡] 지성준, "샘슨과 이별, 아쉽지만 다시 시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1.24 09: 01

"정이 많이 들었는데… 다시 시작해야죠". 
한화 포수 지성준(24)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중이었던 지난 15일 깜짝 놀랄 소식을 들었다. 이날 한화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 채드 벨 계약을 발표했다. 올 시즌 함께한 기존 투수 키버스 샘슨, 데이비드 헤일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13승을 올린 에이스 샘슨의 재계약 실패는 그의 전담 포수였던 지성준에게도 다소 충격이었다. 지성준은 "기분이 묘했다. 정이 많이 들었는데 아쉽다. 올 시즌 조금 더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는데 막판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내년에 다시 돌아오면 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길 기대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프로 세계는 비즈니스인 것을 지성준도 안다. 그는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관여할 수 없는 일이다. 새로운 투수들과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하겠다"며 "샘슨과는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샘슨이 다른 팀에라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투타 대결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데드볼을 맞히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샘슨 전담 포수로 기회를 잡은 지성준에게 올 시즌은 잊을 수 없는 해였다. 99경기 타율 2할7푼5리 57안타 7홈런 29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수비에서도 프레이밍부터 포구까지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용덕 감독이 FA 최대어 포수 양의지 영입을 단념한 것은 지성준의 큰 가능성을 믿기 때문이다. 
지성준은 "올 시즌 이렇게 기회가 올 줄 몰랐다. 시즌 전 모든 게 물음표였다. 초반에는 힘든 시기가 있었다. (최)재훈이형이 다친 뒤 내가 나간 경기에서 팀이 5연패를 했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그래도 한용덕 감독님, 장종훈 수석코치님, 강인권 배터리코치님이 좋은 말씀으로 다독여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용기를 불어넣은 코칭스태프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2살 터울의 친형이 보낸 문자도 큰 힘이 됐다. 지성준은 "하루는 형에게 '미치겠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라고 푸념한 적이 있었다. 그때 형이 보낸 문자가 큰 힘이 됐다. 지금도 휴대폰에 그 문자를 메모해두고 본다"고 고마워했다. 
당시 형이 보낸 문자는 '점이 모여서 선이 된다. 사람들이 결국 보는 건 나중에 만들어진 선이다. 점 하나 잘못 찍었다고 선이 망쳐지진 않지만 잘못 찍힌 점에 연연하면 어떤 선을 그리려고 했는지조차 잊어버린다. 하루하루의 점 하나하나에 충실하다 보면 결과가 보장된다. 대신 핑계대지 말고 도망치지 말고 이미 나온 결과를 마주하고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반드시 빛을 본다. 흘러가버린 과거를 후회하기엔 앞으로 나아갈 날이 더 많이 남았다'는 내용이었다. 
마무리캠프에서도 강인권 코치에게 맹훈련을 받고 있는 지성준은 "다른 것 신경 쓸 것 없이 부족한 것 채우기 바쁘다. 올해 처음 1군에서 1년을 뛰었다. 내년에는 올해 초반처럼 실수 많은 허점투성이가 아니라 준비된 모습으로 믿음직한 선수가 되고 싶다. 준비를 잘해서 내년에는 시작부터 멋진 플레이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