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故신성일까지"..2018년 영화계 사건사고 TOP5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2.21 11: 45

 굿바이 2018년.
올 한 해는 논란과 충격의 연속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 들이닥친 ‘미투 운동’이 그동안 영화계에서 쉬쉬하던 성폭력 사건들을 표면으로 꺼내놓았다. 올해를 계기로 이 문제에 반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또한 한국형 판타지 시리즈 영화가 ‘쌍천만’을 달성했으며, 한국과 미국 영화계의 큰 별이 지기도 했다. 올해 영화계를 뜨겁게 달군 5대 뉴스를 한 눈에 살펴본다.

♦“나도 당했다” 영화계 미투 운동
법조계에서 시작한 미투(#Me Too) 운동이 영화계로 번졌다. 올 2월 개봉한 영화 ‘흥부’의 조근현 감독이 신인 배우 및 지망생들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력 사실도 폭로되면서 같은 연희단거리패 출신 배우 오달수도 과거 성폭력 의혹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동성의 영화계 동료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여성감독의 수상이 취소되고 감독조합에서도 제명되기도 했다.
영화계 미투 폭로는 오랜 세월 이어온 상습'에 대한 폭로도 있었지만 10~20년 전 과거의 일이 이제야 드러나는 경우도 많았다. 이로 인해 성추행에 관대했던 시절부터 활동해온 스타들은 언제 과거사에 발목을 잡힐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추행 및 성폭력, 말할 수 없었던 사회적 분위기가 이제는 바뀌고 있다.
♦“‘신과 함께’ 했다”..韓영화사상 첫 ‘쌍천만’의 탄생
한국형 판타지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에 이어 올 여름 개봉한 ‘신과 함께-인과 연’(2018)이 다시 한 번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쌍천만’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역대 한국 영화들 가운데 시리즈가 나란히 천만 관객을 동원한 것은 ‘신과 함께’가 처음이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신과 함께1’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웃음과 감동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후 7개월 만인 올 8월 ‘신과 함께2’가 그 어렵다는 천만을 또 한 번 돌파했다. 1편보다 한층 더 깊어진 서사, 넓어진 세계관, 강렬한 캐릭터들의 사연, 한층 스펙터클해진 볼거리가 관객들의 폭발적인 기대와 관심을 만족시킨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韓美 거장’ 배우 신성일 & 명예회장 스탠 리 사망
배우 신성일이 향년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영화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폐암 말기 투병 생활을 해오고 있었는데, 올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가 건강 상태가 악화돼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마블 코믹스를 창조한 스탠 리도 향년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 역시 평소 폐렴 등 각종 지병을 앓고 있었는데, 지난해 아내가 사망한 후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돼 올 한해 대부분 병원신세를 졌다.
♦“난생 처음” 배우의 만취 인터뷰
배우가 만취상태에서 인터뷰에 임하는, 전례가 없던, 일이 발생해 논란을 일으켰다. 영화 ‘완벽한 타인’의 주연배우 김지수가 지난 10월 40분 지각도 모자라 술이 취한 상태에서 인터뷰 자리에 등장해 물의를 빚었다. 김지수는 인터뷰 중에도 술이 덜 깬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알고 보니 이날 새벽 1∼2시까지 회식자리에 참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김지수는 인터뷰가 진행되기 어려운 분위기로 바뀌자 이날 오후 줄줄이 예정돼있던 인터뷰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취중인터뷰’ 논란이 불거지자 이날 오후 김지수는 기자들과 해당 영화에 관계된 많은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문을 보내면서 일단락됐다. 한편 김지수는 지난 2000년에도 만취상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하다 경찰 단속에 적발된 적이 있다.
♦전 정권의 ‘블랙리스트’ & ‘화이트리스트’
지난 이명박 정부 및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일부 인사들을 일명 ‘블랙리스트’로 지정해 전방위적이고 조직적으로 관리해온 전모가 올 5월 드러났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342개 단체 8900여 명에 이르렀다.
공연예술계에서는 연출가가 좌파 성향이라는 이유로 창작 지원사업에서 배제하는 등 블랙리스트 포함 인사들에 대한 공모 및 지원 자격을 박탈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영화계에서도 블랙리스트 및 화이트리스트를 지정하고, 모태펀드 개입을 통해 각종 외압을 실행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국정원-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가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체계를 갖추고 심사 제도를 개편하면서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열과 배제를 상시적으로 실행해왔다.
반대로 1980년대 남한 경제학자가 독일에서 북한 공작원들의 회유에 넘어가 입북한 사건을 그린 영화 ‘출국’은 화이트리스트 논란에 시달렸다. 블랙리스트와는 반대로 정부가 의도를 갖고 특별히 지원한 걸 말한다. 박근혜 정부 당시 펀딩을 많이 받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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