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직'.
올해 KBO리그 최고의 반전은 꼴찌 후보 한화의 3위 돌풍이었다. 돌풍의 진원지는 마운드였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암흑기가 시작된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한화 팀 평균자책점은 6-8-8-8-8-9-9-9-9-8위에 머물렀다. 바닥 중의 바닥이었다. 도저히 성적이 날 수 없었다.
그랬던 한화 마운드가 올해 팀 평균자책점 2위(4.93)로 수직 상승했다. 국내 선발들이 부진했지만, 젊고 가능성 있는 자원들을 발굴했다. 무엇보다 리그 최강 불펜을 구축, 무너지지 않은 투수력으로 버텼다. 그 중심에 한용덕 감독과 함께 마운드를 이끈 송진우 투수코치가 있었다.

현역 시절 송진우 코치의 별명이었던 송골매에 마법을 뜻하는 '송골매직'이란 멋진 애칭도 붙었다.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투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송진우 코치는 한 해 동안 고생한 전체 투수들에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하며 내년 시즌 또 다른 도전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송 코치와 일문일답.

- 젊은 투수 위주로 데려온 마무리캠프가 끝나간다.
▲ 어느 팀이든 마무리캠프에는 젊은 선수 위주로 간다. 올해 훈련량이 부족했거나 미비한 선수들을 보완하는 시간이다. 그런 점에서 알차게 보냈다. 선수들 사이 경쟁심리가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작년보다 훈련량을 늘렸다. 박주홍은 한 번 (불펜) 피칭할 때마다 150개 이상 던졌다. 내년 선발 자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김범수도 160개까지 던졌다. 김민우는 조금 더 간결한 폼으로 세팅하고 있는데 중간에 조금 오류가 있었지만 마지막 피칭할 때 보니 좋은 가능성이 보였다. 투수들의 전체적인 체력적인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캠프였다.
- 작년 이맘때 마무리캠프에는 멘탈 강화에 집중했는데.
▲ 작년에는 야간 연습보다 멘탈 트레이닝에 집중했다. 선수생활을 하며 가져야 할 자세,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를 하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변화를 줬다. 야간 연습을 통해 훈련을 많이 했다. 어린 선수 위주 캠프이다 보니 훈련량을 많이 가져갔고, 선수들도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 올해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좋은 동기부여가 됐을 듯하다.
▲ 작년 이맘때 박상원과 서균이 마무리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시즌 들어가서 잘해줬다. 그런 모습을 보며 어린 선수들이 자극을 받았다. 올해 불펜이 탄탄하다 보니 1군에 못 들어온 선수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인지하고 하루하루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선 투수 인원이 23~25명 정도 될 것이다. 선수들 모두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 한다. 나 역시도 그 부분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 마무리캠프 투수진 MVP를 꼽아준다면.
▲ 전부 다 잘했다. 그 중에서도 박주홍이 공을 가장 많이 던졌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4차전 선발로 나선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김민우도 올해 5승밖에 하지 못한 것에 자책을 많이 하고 있다. 기회를 받은 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닝을 던지며 오래 버틸지 고민하더라. 김범수도 지금 (아시아윈터베이스볼 참가를 위해) 대만에 갔지만 올 시즌 초중반과 캠프에서 모습이 확연하게 달라졌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깊이가 생겼다.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잘 따라와줬다.
- 올 한 해 고생한 투수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정말 잘해줬다. 투수코치로서 마음속 진심으로 우리 투수들 덕분에 정말 행복한 해였다. 모든 건 선수들 덕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끝이 아닌 시작이다. 선수들이 잘해줘서 포스트시즌까지 했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내년에 또 어려워질 수 있다. 올 시즌을 뒤로 하고 2019시즌을 준비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젊은 투수들뿐만 아니라 베테랑 투수들도 고생한 것에 고마움을 꼭 전하고 싶다. 모두가 호흡을 잘 맞추면 내년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OSEN DB,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