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할 사람이 없어서…".
한화 내야수 강경학(26)이 멋쩍게 웃었다. 강경학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러진 한화 마무리캠프 기간 임시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었다. 이번 한화 캠프는 30대 선수 1명 없이 전원 10~20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고, 한용덕 감독은 강경학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한용덕 감독은 "시즌 때 경학이가 후배들을 끌고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밑에 선수들을 잘 이끄는 리더십이 있어 보여 주장을 맡겼다"며 "캠프 기간 선수단의 의견을 코칭스태프에 잘 전달했고, 잔소리할 때도 잘 하더라. 열심히 했다"고 칭찬했다.

캡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강경학은 "주장을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맡은 것이다"며 쑥스러워했지만 "캠프 기간 동안 잠시 맡은 주장이지만 모범을 보이고 싶었다. 솔선수범하고자 했다. 야구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해졌다. 밑에 후배들도 챙겨야 하고, 코치님들도 생각해야 하니 이것저것 할 게 많은 캠프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이번 캠프에는 선배님들이 거의 오시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 위주로 왔는데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우리가 잘해야 팀이 진짜 강해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캠프에 와서 타격과 수비뿐만 아니라 주루까지 도루 스타트를 중점적으로 연습했다. 타격은 감이 안 좋을 때 대처법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으나 2016~2017년 성장이 정체됐던 강경학에게 2018년은 반등의 해였다. 77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68안타 5홈런 27타점 42득점 6도루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특히 1군 콜업 직후였던 6월 한 달간 24경기에서 타율 3할8푼3리 31안타 3홈런 15타점으로 타격이 터졌다.
강경학은 "올 시즌 반등을 한 것 같지만 아쉬움이 더 크다. 시즌 끝까지 잘했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오히려 숙제를 안은 해다. 내년에는 끝까지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반성부터 했다. 후반기 44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 1홈런 10타점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6월 기세를 끝까지 이어나가진 못했다.
한화의 올해 마지막 경기였던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선 9회 2루타를 치고 나가며 팀에 마지막 불꽃을 불어넣었다. 그는 "그 이전 대전(2차전)에서 쳤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더 큰 보탬이 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했다"며 "내년에도 우리는 가을야구에 무조건 나갈 것이다. 내년에는 끝까지 잘해서 마지막에 다함께 웃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