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이호준이 본 올해 NC, "파이팅 사라진 것 보였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1.25 16: 02

"이기고 있어도 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NC 다이노스의 첫 1군 합류부터 팀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리더 역할을 했던 선수는 단연 이호준이었다. 이호준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베테랑으로서 신생팀으로 다소 우왕좌왕할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팀의 문화를 만들었다. 이 문화를 토대로 단기간에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호준이 은퇴를 선언했고, 이호준 없이 첫 시즌을 맞이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다수 나왔고, 사령탑이 교체되는 등의 수난이 있었다. 결국 NC는 창단 첫 최하위의 수모를 당했다.

그리고 이호준은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년 간의 지도자 연수를 끝내고 다시 돌아왔다. 이동욱 신임 감독 체제에서 이호준은 1군 타격 코치를 맡을 전망이다. 
지난해 NC는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런 타격적인 면을 끌어올리는 것이 이호준 신임 타격 코치의 임무가 될 터. 이동욱 감독 역시, 올해의 타격 부진에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 이호준 코치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만, 이호준은 기술적인 면에서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선수들을 다시금 일깨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타격 지표를 보니까 더 이상 떨어질 기록도 없더라. 한편으로는 부담이 덜하다"면서도 "사실 기술적인 면을 밖에서 봤을 때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덕아웃 분위기를 봤을 때 우리 팀이 이기고 있어도 지고 있는 팀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팀 컬러를 잃으며 그것을 되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근데 올해 NC의 파이팅 넘치는 문화가 사라졌고 그 문화를 잃을까봐 걱정이 됐다"면서 "덕아웃 리더는 꼭 베테랑 선수가 하라는 법은 없다. 어떤 사람이든 하면 된다. 아마 구단에서 나를 불렀을 때 팀 분위기를 다시 되살리려는 그런 생각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며 구단이 자신을 다시 불러들인 이유를 짐작했다.
지도자 연수를 거치면서 깨달은 것들도 많았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할 것이 많다. 단순히 선수들의 타격 폼을 봐주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의 변화들을 문서로 작성해야 하고, 스케줄도 짜야하고 그런 부분이 아직 능숙하지 않다"고 현재 코치로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밟고 있음을 전했다. 
일본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는 동안 그는 세 가지의 깨달음을 얻었다. ▲지도자는 말을 바꾸면 안된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코치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눈높이 교육 이었다. 
그는 "요미우리에서 2~30년 된 지도자 분들께서 정말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선수에게 그 때마다 다른 말을 하면 선수가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서 일관되게 코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 회피를 해서는 안된다는 말씀도 해주셨다. 그리고 해당 선수에게 맞는 레벨의 훈련법을 해줘야 선수도 반감을 가지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자신이 깨달은 부분도 열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도자 연수를 통해서 일본과 한국의 차이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 것은 기본기 훈련이었다. 그는 "대단한 기술 같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5억엔, 6억엔을 받는 고액 연봉자들도 기본기 훈련을 착실하게 하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간다. 운동을 대하는 행동과 자세부터가 다르다"면서 "반며, 우리는 기본기 훈련은 뛰어넘으려고 한다. 그래서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본기 훈련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고, 또 현재 프로야구 선수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일본 지도자 연수 기간 동안 얻은 것을 이제는 선수들에게 전달해주는 과정만이 남았다. 지도자로서 초년차이자, 신인이다. 이호준이라는 선수의 이름값 대신, 코치로서 어떻게 전달하느냐의 지도력이 그에게 남겨진 과제다. 그는 "과거 나의 이름을 빨리 버려야 하는 것도 이제 중요한 것 같다"면서 "코치로서 자신감있게 타격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줄 것이다"는 말로 코치로 새출발을 하는 각오를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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