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조기 우승 일등공신인 이용(32)에게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전북은 지난 25일 오후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37라운드 원정 경기서 포항 스틸러스와 1-1로 비겼다. 전북은 이날 무승부로 14경기(10승 4무)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전북의 전반전은 답답했다. 전반에만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으로 향한 건 1개에 불과했다. 포항보다 배 넘게 많은 슈팅을 때리고도 결정력 부족에 시달렸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꾀했다. 부진했던 우측 날개 한교원을 대신해 우측면 수비수 이용을 투입했다. 이용의 공격적인 재능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이용은 수장의 기대에 곧바로 응답했다. 후반 12분 역습 찬스서 우측면을 침투해 날카로운 컷백을 시도, 쇄도하던 손준호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했다. 손준호를 막으려던 김지민의 반칙으로 전북이 페널티킥을 얻었다. 전북은 로페즈의 골로 포항의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이용은 올 시즌 전북의 조기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K리그 31경기에 출전해 9도움(3위)을 기록했다. 뒷마당에선 보이지 않는 헌신으로 짠물수비에 일조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A매치에 쉼없이 오가면서도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최강희 감독은 호주 원정을 다녀온 이용을 선발 라인업서 뺀 뒤 "올해는 이용의 한계치가 넘었다. 국가대표팀과 소속팀서 계속 90분을 소화하고 있다"면서 "이용이 눈에 보이지 않게 희생해줘서 팀에 큰 힘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용은 올 시즌 K리그1 라운드 베스트11에 13번이나 선정됐을 정도로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활약을 인정받아 제리치(강원), 말컹(경남), 주니오(울산) 등 외국인 공격수 3인방과 함께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용은 1992년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 이후 26년 만에 수비수 MVP 수상을 노리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이용이 수비수라 손해 보는 게 있지만 MVP 수상자로 손색이 없다"면서 "체력소모가 큰 측면 수비수임에도 올해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용이 수비수 MVP 수상 신화를 써내며 최강희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지 궁금하다./dolyng@osen.co.kr

[사진] 전북-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