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룸' 이경영이 세상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끝내 아들도 증오하는 아버지가 됐다.
25일 방송된 tvN '나인룸' 마지막 회에서는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 분) 덕분에 장화사(김해숙 분)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기산(이경영 분)의 악행과 신분 세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기산은 재심에서 이기려고 언론을 통제하는 등 온갖 방법을 썼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재심이 진행되는 동안 자살을 시도했던 기산의 아들 기찬성(정제원 분)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기찬성은 아버지에게 "아빠는 날 살리지 말았어야 했다. 지옥에 떨어졌어도 지금보다는 낫다. 날 왜 그냥 죽게 놔두지 않았냐. 죽고, 죽고, 또 죽을 방법을 찾아낼 거다"며 원망했다.
기산은 "네가 갖고 싶다던 유진이의 몸, 유진이의 키, 유진이의 얼굴, 우리 찬성이가 다 가지게 될 거다. 바꿔주겠다. 조금만 참아라"며 제세동기를 이용해 기찬성과 기유진의 영혼 체인지를 계획했다.
기산은 아들을 끔찍하게 생각했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싫어했고, 영혼 체인지 계획도 실패로 돌아갔다.
재심 최후 변론에서 을지해이는 "난 승률 100% 변호사다. 그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불가능하다. 그건 법조카르텔(특정한 집단의 이익목적달성을 위해 법조관계자끼리 담합하는 행위)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장화사 씨처럼 희생자가 있어서 가능했다. 장화사 씨가 34년동안 산 거는 우리들 때문이고, 나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의 판결이 34년간 사형수로 살았던 한 인간으로서, 한 여자로서, 행복해질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잃고, 죽음의 문턱에 선 장화사 씨에게 기회를 달라"는 말을 남겼다. 판사는 "재심을 판결하겠다. 피고 장화사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며 판결을 내렸다.

이후 장화사 사건의 진실이 공개됐고, 사망자 추영배(이경영 분)가 신분 세탁으로 기산(이경영 분)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기산의 아내 김혜선(박현정 분)은 "뉴스 저거 뭐예요? 당신이 추영배고, 기산은 죽었고? 이게 다 뭐냐고요?"라며 믿지 못했고, 기찬성은 "뉴스 끄지 마. 엄마도 진실을 알아야지. 안 그래 아빠?"라며 물었다. 기산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기산의 마지막 모습은 감옥이나 자살이 아니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병원에 누워있는 아들 기찬성은 추영배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추영배 배고파, 추영배 배고프다고, 추영배, 추영배"라고 외쳤다.
기산은 병실 밖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의 증오 섞인 목소리를 들으면서 앉아 있었다. 평생 아들 옆에서 증오와 원망의 목소리를 들어하는 아버지가 된 기산. 장화사가 감옥에서 살았던 34년만큼 고통스러운 벌이 아닐까 싶다./hsjssu@osen.co.kr
[사진] '나인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