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원이하고 (서)균이형을 보고 자극 많이 받았어요".
지난 2017년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에서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이해 1군 데뷔한 3명의 투수가 가능성을 보였다. 우완 박상원(24)과 사이드암 서균(26) 그리고 좌완 이충호(24)였다. 나란히 10경기 이상 구원등판하며 경험치를 쌓았다.
그 경험은 2018년 한화 마운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박상원은 69경기 4승2패9홀드 평균자책점 2.10으로 위력을 떨치며 일약 필승조로 도약했다. 서균도 56경기 1승1패1세이브10홀드로 힘을 보탰다. 후반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올스타에 선정될 만큼 팬들에게도 인정받았다.

박상원과 서균이 1군 선수로 성장한 사이 이충호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올 시즌 1군 기록이 없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16경기에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8.38으로 부진했다. 같은 좌완으로 후배 김범수와 박주홍이 1군에서 기회를 얻었다. 이충호로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그는 "올해 오키나와 캠프 때부터 컨트롤이 문제였다. 2군에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5월부터 서서히 좋아지고 있었는데 그때 부상이 왔다. 팔이 아픈 게 아니라 눈병에 걸렸다. 눈병 때문에 2주 동안 운동을 쉬면서 밸런스가 다 깨졌다. 밸런스를 찾느라 퓨처스와 육성군을 왔다 갔다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시작으로 마무리캠프까지 두 달간 실전과 훈련으로 존재를 알렸다. 일본 요미우리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144km 힘 있는 공을 뿌렸다. 한용덕 감독도 이충호에게 "얼굴 잘 생겨, 몸매 좋아, 공도 괜찮은데. 제구만 잡으면 된다"는 애정 어린 칭찬으로 관심을 표현했다.
이충호는 "감독님께서 선수 때 배팅볼 투수로 팀에 온 것부터 경험담을 말씀해주신 것이 와 닿았다. 감독님 말씀대로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제구다. 그물망에 공을 던지는 연습으로 제구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며 "감독님뿐만 아니라 송진우·김해님 투수코치님도 상체 힘으로만 던지려 하지 말고 하체를 이용해야 한다고 하신다. 하체 힘쓰는 법을 배우니 볼에도 힘이 붙고, 제구도 조금씩 잡혀가는 것 같다"고 변화를 말했다.
이충호는 "올해 젊은 투수들의 활약을 보며 자극을 많이 받았다. 작년에 (박)상원이와 (서)균이형 그리고 나까지 3명이 1군에 처음 올라갔다. 올해 상원이와 균이형이 잘했는데 나만 힘든 해를 보냈다. 내년에는 나도 두 선수처럼 잘하고 싶다"며 "일단 제구부터 잡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리고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게 최종 목표다. 죽기 살기로 한 번 해보겠다"고 내년을 기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