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영화에 도전한 공효진이 '도어락'을 통해 단독 주연으로 나섰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도어락'(감독 이권) 주연 공효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영화는 '미씽: 사라진 여자'를 통해 제37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여배우로 자리매김한 공효진과 김예원, 김성오 등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해 영화 속 현실적인 서스펜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공효진은 지난 23일 오후 10시 30분, TV 홈쇼핑에서 진행된 '도어락' 예매권 판매 방송에 깜짝 출연해 직접 쇼핑호스트로 활약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의 주연 배우가 홈쇼핑에 출연해 예매권을 판매한 것은 최초로 시도되는 이례적인 홍보 활동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효진은 TV 홈쇼핑에서 단독으로 '도어락' 예매권 판매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남다른 애정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홈쇼핑 출연 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갈 뻔했던 공효진은 "영화 홍보를 하면서 버라이어티 방송 제안이 있었다. 홍보에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을 얘기하다가 매니저 하고 '전참시'에 나갈까 생각했다. 사실 영화를 개봉하기 직전까지 배우가 겪는 무게와 하나의 관람평, 악플이 주는 부담감이 하루를 힘들게 만든다. 영화를 개봉하기까지 배우와 매니저가 겪는 일을 보여주려고 했다. 매니저한테 다이어트를 시작하라고 했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공효진과 매니저가 '전참시'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는 매니저의 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우리 매니저가 머리도 세팅하고 그랬는데, 그렇게 매력이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방송에 나오기 위해선 웬만한 매력이 아니면 안 된다고 하더라. 결국에는 접어야 했다"며 웃었다.
공효진은 "영화 '미씽' 때 엄지원 언니와 라이브 방송을 했는데, '둘이 돈이라도 송금하라고 하면 송금한다'는 댓글이 있더라. 자매 사기단처럼 왜 이렇게 잘하냐고 했다. '돈 빌려 달라고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때 홍보팀에 티켓을 팔 테니까 홈쇼핑을 잡아달라고 했는데, 무산됐다. 그래서 이번에 홍보할 때 나라도 혼자 나가보겠다고 했다. 조율하다가 모델을 하고 있는 신세계 홈쇼핑에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홈쇼핑에 나가보니 너무 재밌더라. 보통 홈쇼핑을 보면 큐시트를 들고, 쇼호스트가 캐릭터적이라 흥미로웠다. 리액션을 어쩜 저렇게 잘할까 싶었다. 난 과하게 쇼호스트의 멘트들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쇼 프로그램은 영화 때문에 나왔다고 해도, 계속 보면 왜 나왔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홈쇼핑은 그걸 팔기 위해서 영화 얘기만 해야 한다. 이럴 수 있는 공간은 없다. 난 다시 나갈 수도 있는데, 배우들이 욕할까 봐 걱정이다. 앞으로 자기들도 홍보 때 나가야 하니까. 홍보 방법을 하나 더 만들어놔서. 홈쇼핑이 대부분 생방송이라서 라이브하게 말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배우들은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공효진은 이번 '도어락'에서 단독 주연으로 나섰고, 그런 만큼 부담을 느꼈다. "단독 주연 부담이 너무 크더라. 너무 예민해지고, 처음 편집본을 보고 내 마음도 혼란스럽고, 마음도 힘들었다. 그래서 혼자 영화를 짊어지고, 나중에 공개가 되고 모든 리뷰들, 평가를 온몸으로 받아야 하는 게 겁이 났다. 언론시사회가 열린 어제가 가장 기쁜 날이 아닐까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시나리오 수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공효진은 "마지막을 포함해 중간 부분도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했다. 그건 감독님과 오랜 관계가 있어서 가능했다. 시나리오가 바뀌는 데 많이 반영됐다. '각색에 네 이름을 넣어야 되지 않냐?'고 하시더라.(웃음) 4일간 밤새도록 회의를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연기할 때 힘든 점에 대해 "과호흡이 와서 힘들었다. 머리가 핑핑 돌더라. 스릴러 장르라는 영화 안에서 연기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단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어려웠다. 놀람에도 상중하가 있고, 불안감에도 상중하가 있고, 그것들을 잘 배치해서 연기해야 되는데, 쉽지 않더라. 잘 쓰지 않는 근육을 발전시키는 게 어려웠다. 오랜만에 연기의 갑갑함을 느끼면서 촬영했다"고 털어놨다.

공효진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영화에서는 주로 강렬한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드라마에선 누구나 좋아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맡아 '공블리'라는 애칭도 얻었다.
최근 "공블리 수식어를 마블리 마동석에게 넘기겠다"는 말을 한 것에 대해 "처음에는 말을 꺼내기도 민망했다. '누가 욕하겠다' 싶었다.(웃음) 누가 공블리라고 하면, 너무 귀여운 별명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거듭되고 길어져 공블리라고 하니까 더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잠깐동안 많은 블리들이 왔다 갔다 했다. 그중에 마블리가 길게 갖고 계시더라. 마블리는 인정하고 싶다"며 웃었다.
또한, 공효진은 "블리를 한 명에게 주자면, 마블리에게 주고 싶다. 블리라는 게 동석 오빠라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만약에 잘생기고 예쁜 꽃미남 배우였다면 닭살스러운 별명 일텐데 마블리한테 붙이니까 대중의 마음을 알 것 같더라. 마블리는 마음에 든다"고 했다.
공효진은 "공블리 수식어가 부담되진 않고 길어지니깐 '이런 영광이 있을까' 싶다. 사실 별명 있는 배우가 별로 없다. 소간지 정도밖에 없나"라며 만족했다.
영화 '도어락'은 열려있는 도어락,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 혼자 사는 여자 경민의 원룸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되는 현실 공포를 그린 스릴러 작품이다. 공효진은 극 중 은행원 조경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는 12월 5일 개봉./hsjssu@osen.co.kr
[사진] 매니지먼트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