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찬미'가 100여년을 뛰어넘은 비극 로맨스의 포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신혜선과 이종석이 그릴 애달픈 사랑에 주목됐다.
27일 방송된 SBS TV시네마 ‘사의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이 첫 방송됐다.
1921년 동경, 우진(이종석 분)은 순회공연에 올릴 세 편의 신극을 선택했다. 조선예술에 자긍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때, 여자 역이 필요했고, 홍난파(이지훈 분)이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하다"면서 심덕(신혜선 분)을 찾아갔다. 조선에서온 유학생이 함께 만든 동호회를 설명하며 "우리 민족을 계몽하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문이 살짝 열려있었고, 우진이 혼자 낭독하는 모습을 보게됐다. 이어 심덕은 "일본어 책을 왜 조선말로 읽냐"고 말을 걸었다. 우진은 "멋대로 들어오라고 한 적 없다"며 자신을 방해한 심덕에게 날을 세웠다. 이때, 홍난파가 들어왔고, 두 사람을 서로 소개해줬다. 두 사람은 첫만남부터 날선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함께 공연 멤버가 됐다.

식당에서 심덕은 우진에게 "처음 만난날 부터 날 완전히 무시한다"면서 나라는 안중에도 없는 한심한 사람으로 자신을 보는지 물었다. 이어 "이미 빼앗긴 나라에서 조선사람들에게 그런걸 소개해봤자 무슨 소용있냐, 아무런 힘이 없다"고 하자, 우진은 "그 말이 맞다, 하지만 내 나름의 방식으로 내 조국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나라는 짓밟혔어도 신극을 통해 조선사람의 얼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고, 되려 심덕에게 "그런 마음으로 노래하는거 아니냐"고 물었다.
이후 심덕은 자신도 모르게 우진에게 빠져들었다. 자꾸만 눈길이 갔고, 아픈 우진을 위해 직접 죽을 써주는 등 관심을 보였다. 우진도 이후 심덕에게 눈길이 갔다.우진은 심덕에게 "아까는 고마웠다"고 말했다. 죽 맛은 어땠는지 묻자, 우진은 "난 별로"라며 첫만남 때 심덕을 따라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미소짓고 가까워졌다.

마침내 공연 일이 다가왔고, 조선땅으로 가기 위해 두 사람은 배에 올랐다. 드디어 조선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단 생각에 심덕은 설렌 모습을 보였다. 공연은 순조로웠다. 이후 다시 기찻길에 올랐다. 하지만 공연장 관객 중 일본경찰이 지켜보고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뒤풀이를 하며, 우진은 글을 계속 쓸수 있을지 걱정, 이어 떠나야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아챘고, 심덕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심덕 역시 우진을 몰래 훔쳐봤다. 이때, 일본 경찰이 들이닥치며 "동우회 순회연극단 책임자가 누구냐"고 물었고, 우진이 현장에서 끌려갔다. 그런 우진을 심덕은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우진이 끌려간 이유는 '지금 이 땅엔 자유가 없다'라는 대사 때문이었다. 우진은 일본경찰에게 처참히 고문당해 온 몸이 피로 범벅이 됐다. 심덕은 우진이 풀려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다.

마침내, 우진은 풀려났다. 심덕이 기다리고 있었고, 처참한 꼴로 나온 우진을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 첫 시작부터 일본순사에 맞서 갈등을 보이며 순탄치 않은 삶을 예고한 것. 게다가 오프닝에서는 이후 5년 뒤인 1926년, 항해하던 배 안에서 신발이 놓여진 모습이 그려져, 자살을 암시한 것은 아닐지, 100여년 전 일제강점기 속에서 비극의 운명을 눈 앞에 둔 '사의찬미'에 대한 다음 편을 기대하게 했다.
한편, ‘사의찬미'는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극작가인 김우진의 비극적인 사랑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김우진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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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의찬미'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