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달 푸른해’, 심상치 않은 시의 정체...미스터리 풀 열쇠 될까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11.28 13: 21

‘붉은 달 푸른 해’ 사건 현장에 남겨져 있는 시(詩)가 화제다.
 
11월 21일 MBC 새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극본 도현정/연출 최정규/제작 메가몬스터)가 첫 방송됐다. ‘붉은 달 푸른 해’는 의문의 아이, 의문의 사건과 마주한 한 여자가 시(詩)를 단서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아동학대-살인사건 등 충격적 스토리, 촘촘하게 짜인 미스터리 그물, 치밀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 등이 어우러져 역대급 문제작이 탄생했다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심상치 않은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를 더욱 심상치 않게 만들어 주는 것이 시(詩)다. 아동 심리상담사 차우경(김선아 분) 차에 치어 사망한 소년의 유품에서도, 형사 강지헌(이이경 분)이 추적하던 두 건의 사망사건 현장에서도 의문의 시(詩) 구절들이 발견됐다. 
 
이는 시청자의 ‘추리 욕구’를 한껏 끌어 올렸다. 이를 입증하듯 방송 직후 극중 단서로 남겨진 시(詩) 구절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오르내렸다. 이쯤에서 ‘붉은 달 푸른 해’ 1~4회에서 등장한 시(詩) 구절을 살펴보자. 대체 무슨 비밀을 품고 있는지 추측할 수 있도록.
 
◆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문둥이' - 서정주
해와 하늘빛이 / 문둥이는 서러워 / 보리밭에 달 뜨면 / 애기 하나 먹고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친아들 살해 후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구속된 부부. 먼저 출소한 아내는 아동학대를 혐오하는 의사에게 살해됐다. 그녀 집에서는 ‘보리밭에 달 뜨면’이라는 서정주 시 ‘문둥이’ 한 구절이 발견됐다. 이후 차우경은 몇 번을 되뇌다 기억해냈다. ‘애기 하나 먹고’라는 문구를.
 
서정주 시 ‘문둥이’는 과거 문둥이로 폄하해 불리며 차별과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을 은유적으로 그린 시다. ‘보리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라는 문구가 ‘붉은 달 푸른 해’ 속 사망사건에 무슨 단서로 남아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 '입맞춤' - 서정주
땅에 긴긴 입맞춤은 오오 몸서리친, / 쑥니풀 질근질근 이발이 허허옇게 / 짐승스런 웃음은 달더라 달더라 울음같이 달더라.
  
트럭 안에서 시체가 발견됐다. 형사인 강지헌과 전수영(남규리 분)은 자살로 판단, 사망자의 아내 동숙(김여진 분)을 만났다. 그러던 중 전수영은 사망자가 남긴 현금 300만원을 싸고 있던 신문지에서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라는 서정주 시 ‘입맞춤’ 한 구절이 발견됐다. 이후 화면은 동숙의 웃는건지 우는건지 알 수 없는 기묘한 탄성을 보여줬다. 
  
서정주 시 ‘입맞춤’은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특히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라는 특별한 표현은 감탄을 자아낸다. 얼핏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입맞춤’이라는 시가, ‘짐승스런 웃음은 울음같이 달더라’라는 시(詩) 구절이 ‘붉은 달 푸른 해’ 속 사망사건의 어떤 단서일지, 절묘하게 겹쳐진 동숙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사망사건 현장에 시(詩)가 남아있다. 그 시(詩) 구절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어서 더 추리 욕구를 자극한다. / yjh0304@osen.co.kr
[사진] ‘붉은 달 푸른 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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