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조건을 극복한 광주FC가 악재와 악행에 막혀 승격의 꿈을 이어가지 못했다.
광주는 28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2(2부리그) 준플레이오프서 후반 23분 키쭈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대전에 0-1로 졌다.
이로써 대전은 내달 1일 오후 4시 부산구덕운동장서 정규리그 3위 부산 아이파크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대전-부산전 승리 팀은 내달 6일 오후 7시 안방서 K리그1(1부리그) 11위와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 뒤 9일 오후 2시 10분 원정길에 올라 2차전을 벌인다.

K리그2 우승팀 아산 무궁화의 승격 자격이 박탈되면서 4위 대전과 5위 광주가 승격의 출발점인 준플레이오프서 만났다. 대전과 광주 모두 에이스가 빠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황인범(대전)과 나상호(광주)가 각각 부상과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다.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은 대전의 중원사령관이다. A대표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나상호는 올 시즌 K리그2 득점왕(16골)이다.
양 팀은 이 대신 잇몸으로 싸웠다. 고종수 대전 감독은 경기 전 "인범이는 대표팀의 중요한 자원이다. 본인이 뛰려는 의지가 강했지만 부상 악화가 우려돼 선수 보호 차원에서 명단에서 뺐다"며 "인범이 없이 굉장히 많은 상대를 이겨봤다. 남은 선수들이 준비가 잘 돼있기 때문에 충분히 잘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진섭 광주 감독은 "상호 없이 경기를 해봐서 어려움은 없다. 두아르테와 펠리페 모두 뛰어난 선수다. 득점력 분산에 있어 아쉽지만 문제 없다"며 "개인이 아닌 팀으로 대전에 대해서만 준비했다"고 말했다.
광주는 악조건과 싸워야 했다. 적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주포 나상호는 정규리그 최종전서 오심으로 경고를 받아 결장했다. 설상가상 악재까지 겹쳤다. 전반 2분 만에 중대 변수가 발생했다. 광주 미드필더 이승모가 공중볼 경합 과정서 착지를 잘못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주심과 의료진이 지체없이 다가와 빠른 조치를 취하면서 불상사를 막았지만 이승모는 곧바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광주는 전반 7분 만에 교체카드를 쓰며 임민혁을 투입했다. 이승모는 CT(컴퓨터 단층) 촬영 결과 목뼈에 실금이 가 보호대를 하고 광주로 이송됐다.

광주는 여러 차례 대전의 골문을 두드렸다. 외인 공격수 펠리페의 제공권과 두아르테의 왼발은 위협적이었다. 김정환은 측면에서 스피드를 더하며 대전을 괴롭혔다. 그러나 마음이 급해지자 결정적 순간 세밀함이 부족했다. 몇 차례 회심의 슈팅은 대전 골키퍼 박준혁의 선방에 막혔다.
광주는 후반 23분 뼈아픈 일격을 맞았다. 대전 키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광주는 남은 시간 동안 2골이 필요했다. 광주는 실점 2분 뒤 김정환을 빼고 김민규를 투입하며 기동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광주는 후반 41분 뜻하지 않은 상황을 맞았다. 골키퍼 윤평국의 악의적인 행동이 문제였다. 왼팔로 문전에 있던 상대 공격수 박인혁의 얼굴을 가격하며 퇴장을 당했다. VAR(비디오판독) 결과 카드 색깔은 노란색으로 바뀌었지만 페널티킥은 그대로 선언됐다. 키쭈의 슈팅을 윤평국이 선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광주는 1골 차 열세를 뒤집지 못한 채 아쉬움을 삼켰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