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의 김선아와 김여진이 스릴러의 몰입도를 높이는 미친 연기로 시청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는 초록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준 단서로 의문의 시체를 발견하게 되는 차우경(김선아 분)과 안석원 사망 사건을 수사하다 서정주 시가 강력한 단서임을 깨닫게 되는 강지헌(이이경 분)과 전수영(남규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차우경은 남편 김민석(김영재 분)의 불륜보다 자신이 차로 치어 죽게 만든 아이 때문에 더욱 괴로워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의 눈에는 여전히 초록 옷을 입은 여자아이가 보였다. 죽은 안석원의 아내 동숙(김여진 분)은 딸 김은서(주예림 분)에게 "아빠 죽었대"라며 소름 끼치는 웃음을 지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아빠의 가정 폭력에 시달렸던 은서도 "아빠 죽으니까 진짜 좋다"며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그러던 중, 동숙은 자신의 휴대폰에 "잘 지냈냐"는 문자를 보낸 '붉은 울음'의 메시지를 보고 혼비백산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강지헌과 전수영은 안석원의 사망이 타살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 전수영은 안석원의 차 안에서 발견된 돈뭉치를 감싼 신문지에 써있는 시 구절에 주목했다. 이 시는 서정주의 '입맞춤'이란 시였다. 뒤늦게 발견한 안석원의 휴대폰에는 놀랍게도 차우경의 번호가 찍혀있었다. 차우경을 만나 그의 알리바이를 확인하던 강지헌과 전수영은 안석원의 사망 현장, 박지혜의 사망 현장에 발견된 시들이 전부 서정주의 시임을 알았다. 특히 서정주의 '문둥이'라는 시로 하여금, 이 단서들이 아동학대와 관련된 사건에 발견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차우경은 여전히 자신이 죽인 아이의 가족을 찾고 있었다. 경찰이 발견한 아이의 동선을 토대로, 차우경은 전단지를 뿌리며 아이의 흔적을 애타게 찾았다. 차우경의 남편 김민석은 합의 이혼을 하면서도, 차우경이 아이를 찾고 있다는 사실에 "다 끝난 일 아니냐. 약은 먹었냐. 이제 그만 해라"라며 차우경을 미친 사람 취급을 했다. 차우경의 의사 동료도 녹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를 본다는 차우경의 말에 "망상"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차우경은 이게 망상이 아닌 진짜라고 확신했다.
사무실에서 녹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와 마주한 차우경. 그는 아이에 "네가 진짜라는 걸 증명해봐. 네가 정말로 진짜면 내가 구해줄게"라고 말했다. 이에 아이는 차우경 사무실 천장에 있는 얼룩을 가리키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다음 날, 이은호(차학연 분)가 "낡은 수도관에서 물이 샜나보다"라며 천장을 고쳐줬음에도 차우경은 자꾸만 천장에 신경을 쓰게 됐다. 모두가 퇴근한 밤, 차우경은 홀린 듯 천장이 있는 윗층으로 향했고, 벽에 서정주의 시 문구로 가득찬 의문의 방에 소녀의 시체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이처럼 서정주의 시와 스릴러가 본격적으로 결합되는 '붉은 달 푸른 해'는 몰입도를 높이고 있는 중. 특히 주연 김선아와 동숙 역으로 출연한 김여진의 연기가 소름을 끼치게 한다. 이날의 오프닝에서 초록 옷을 입은 여자아이를 보는 차우경, 남편의 죽음을 웃으며 기뻐하는 동숙이 교차로 등장하는 장면은 김선아와 김여진의 흡인력 높은 연기를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서로 연관이 없는 장면임에도, 김선아와 김여진의 연기가 대결 구도처럼 펼쳐진 덕분에 극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정도였다.
녹색 옷을 입은 여자아이, 그리고 서정주의 시, 마침내 발견한 의문의 시체 등 스릴러 요소를 아우르는 차우경은 극의 중심이다. 그런 차우경을 든든한 드라마의 기둥으로 만드는 건 김선아의 힘이었다. 김여진은 중심과 다소 떨어져있는 동숙이란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베테랑 배우다운 광기 어린 연기를 해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처럼 스릴러 퀸들의 활약에 점점 김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붉은 달 푸른 해'가 앞으로 어떤 전개를 보일지 궁금증을 모은다. / yjh0304@osen.co.kr
[사진] '붉은 달 푸른 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