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FA 시장이 가장 관심거리다. 거물급 FA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기 마련이다. 더불어 각종 루머가 떠돌기 마련이다.
FA 시장에서 최고의 매물은 양의지(31)다. 노련한 투수 리드, 올해 타격 2위에 오른 공격력까지 지녀 공수를 겸비한 KBO리그 최고 포수로 꼽힌다.
원소속팀 두산은 양의지와 협상을 시작했고, 과연 몸값이 어느 정도에서 형성될 지 궁금하다. 지난해까지 치솟았던 FA 시장은 올해 다소 분위기가 다르다. 10개 구단은 올 겨울 FA 상한제(4년 80억원)를 도입하려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의 거부로 무산됐다. 제도적으로 합의는 이루지 못했으나, 구단마다 FA 거품을 빼려는 의식이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두산 외에 양의지에 관심이 있는 구단으로는 롯데, NC가 언급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양의지가 가장 필요한' 구단으로 롯데, NC가 꼽혔다. 롯데는 1년 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나면서 포수 포지션이 최대 약점이 됐다. NC 역시 김태군의 군 입대로 포수 자리가 커다란 구멍이 됐다.
포수 육성을 언급한 롯데는 소극적이고, NC가 적극적으로 양의지 영입에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반복됐다. 그러나 NC는 양의지에 관심이 없다. 관심을 갖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된다.
올 시즌 후반, NC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NC가 양의지를 잡을 여력이 없다"고 했다. NC는 창원 신축구장 10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신축된 KIA와 삼성의 새 야구장과 비교하면 NC의 부담금은 적은 편이지만 대기업인 삼성, KIA와 달리 NC소프트에 만만찮은 자금이다.
또 신축구장이 완공되면 추가로 새 단장에 들어갈 비용도 필요하다. KIA는 광주 챔피언스필드 개장을 앞두고 추가로 60억원을 투자해 시설 재정비를 하기도 했다.
NC가 공격적으로 FA 시장에 뛰어든 것은 박석민(4년 86억원+옵션 10억원)이었다. 당시 예상외의 베팅이었다. 2015년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후 우승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 현장의 적극적인 요구로 이뤄졌다.
NC는 올해 최하위로 처졌고, 신임 이동욱 감독을 선임해 리빌딩에 들어갔다. 당장 우승을 노릴 상황이 아니다. 신축 구장과 새 감독을 위해 양의지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것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다.
김종문 NC 단장은 공식적으로 "부족한 포지션의 전력 보강에 노력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해석하기 나름이다. 부족한 포지션은 포수이지만, 양의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물론 특정 선수에게 관심있다고 밝혀서 몸값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 한편으론 FA 포수로 양의지가 아닌 이재원도 있다. 트레이드로 포수를 보강할 수도 있다.
28일 오후, NC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양의지에 대한 구단의 방침은 '행간으로 읽어달라'는 우회적인 답이 돌아왔다. 최근 보도와는 정반대 분위기. NC가 외국인 포수를 고려한다는 보도와는 별개로 양의지 영입에는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NC는 '영입 의지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미래의 일을 100% 장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NC 관계자는 "만약에 영입의사가 없다고 밝힌 타 구단이 갑자기 FA에 투자하면 어떻게 될까"라고 되물었다. NC와 양의지를 연결 지은 보도는 작은 루머에도 이목이 쏠리는 스토브리그이기에 가능하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