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1군에 올라간다".
모처럼 드러난 자신감이었다. KIA 우완투수 박지훈이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재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오랜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재기의 희망을 찾은 얼굴이었다. 대신 볼을 놓는 타점을 내린 변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지훈은 2012년 1라운드 지명(전체 4위)을 받은 유망주였다. 입단과 동시에 불펜의 필승조로 활약을 했다. 50경기에 뛰면서 3승2세이브10홀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와 슬라이더가 좋았다. 그러나 팔꿈치 통증이 찾아와 2013시즌은 35경기에 출전했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군복무까지 더해지며 3년을 쉬었다. 2017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볼을 던졌으나 다시 팔꿈치 통증이 찾아와 18경기에 그쳤다. 2018년은 아예 개점휴업을 했다. 역시 팔이 문제였다. 잊혀진 선수가 되어갔다.
올해 고통의 시간은 계속됐지만 대신 실마리를 찾았다. 던지는 팔의 각도를 바꾼 것이다. 높이를 낮추면서 백스윙도 무리가 생기지 않았다. 팔꿈치 통증을 없애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효과가 좋았다. 마무리캠프에서 볼을 던지면서 통증이 찾아오지 않았다.
"몇 년동안 계속 부상이 있었다. 열심히 재활을 했다. 재활군에서 아프지 않을 것을 찾다보니 지금의 팔 각도가 부담이 되지 않았다. 꾸준히 볼을 던져봤는데 스피드도 나왔고 괜찮았다. 그러나 아직은 연습량이 많이 않다. 상대 팀과 경기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백전에서는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까지 찍었다. 이어 대외 실전이었던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는 142km까지 나왔다. 마무리 캠프라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구속이다. 불펜에서 연투까지 했는데 문제 없어 얼굴색도 밝아졌다. 자신감을 되찾은 값진 마무리캠프였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합류가 조금 늦었지만 목표를 했던 것을 가져갈 수 있다. 일정한 폼을 찾고 각도를 바꾸었으니 투구 밸런스로 새로 만들어야 했다. 건강하게 던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연투도 가능했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하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자신감 뿐만 아니다. 스리쿼터형에 맞는 구종도 변화를 주었다. "원래 직구, 포크,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각도를 바꾸다보니 새로운 것을 해보았다. 살릴 수 있는 것은 살리고 있다. 체인지업과 투심 계열의 공을 던지고 있다. 포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완성도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박지훈의 목표는 1군. 그는 "체중은 신인때와 비슷하다. 지금이 딱 좋다"면서 "내년 시즌은 무조건 1군에 올라가겠다. 그것이 첫 번째 목표이다. 1군에 올라가야 무엇을 할 수 있다. 아프지 않고 불펜에서 홀드를 챙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