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알고 있었다. 선수들이 뽑은 2018 AL 최고 신인, 우리들의 신인왕, 미겔 안두하'.
뉴욕 양키스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이날 메이저리그 선수협회는 선수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수상자를 공개했는데 아메리칸리그 우수 신인으로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가 아닌 미겔 안두하(23·양키스)가 차지했다.
지난 13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선정한 2018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공식 신인왕은 오타니였다. 당시 오타니는 1위표 25장, 2위표 5장을 얻어 총 137점으로 여유 있게 신인왕에 등극했다. 반면 안두하는 1위표 5장, 2위표 20장, 3위표 4장으로 89점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타니의 '이도류' 스타성에 안두하가 밀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데이비드 오티스는 "안두하가 신인상을 수상하지 못해 매우 화가 난다. 메이저리그 머릿속에 마케팅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름 뒤 발표된 선수들의 투표에선 오타니가 아닌 안두하에게 표심이 쏠렸다. 뉴욕 매체 'SNY'도 양키스 구단 트위터 멘트를 전하며 '양키스가 안두하의 선수들의 신인상 수상 후 오타니에게 잽을 날리며 깎아내렸다'며 '본상은 아니더라도 선수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안두하도 수상 후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것보다 더 큰 영광은 없다. 선수들의 존중을 받은 것 같아 내게 정말 큰 만족을 준다"며 공식 신인상보다 의미 있는 상이라고 밝혔다.
양키스 주전 3루수 안두하는 올 시즌 149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170안타 27홈런 92타점 83득점 OPS .855를 기록했다. 2루타 47개는 리그 전체 3위이자 양키스 신인 최다기록. 신인 중에서 최다 안타, 장타, 멀티히트, 홈런으로 꾸준함을 자랑했다. 양키스도 안두하의 활약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하지만 이 같은 활약에도 투타겸업 '이도류' 오타니를 넘지 못했다. 오타니는 투수로 10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3.31 탈삼진 63개, 타자로 104경기 타율 2할8푼5리 93안타 22홈런 61타점 59득점 OPS .925를 기록했다. 타자로서 전체적인 누적 성적은 안두하가 좋았다. 기자들에겐 외면 받았지만 선수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waw@osen.co.kr

[사진] 오타니(위)-안두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