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19禁·리메이크"...'나쁜형사', 지상파 벽 깬 '파격' 통할까 [종합]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11.29 15: 06

'나쁜형사'가 신하균과 신인들로 구성된 라인업, 지상파 드라마 사상 9년만의 19금 판정, 인기 영드 '루터' 리메이크 작 등 각종 파격 요소를 내세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모으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 MBC 사옥에서는 MBC 새 월화드라마 '나쁜형사'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대진 PD, 신하균, 이설, 박호산, 김건우, 차선우가 참석했다.
'나쁜형사'에서 신하균은 청인지방경찰청의 ‘S&S’ 팀을 진두 지휘하는 팀장을 맡았다. 박호산은 극 중 우태석(신하균)과 악연으로 얽히게 되면서 끈질기게 괴롭히는 광역수사대장 전춘만 역을 맡았다. 

이설은 기자이자 천재 사이코패스 은선재 역을 맡아 극중 우태석을 맡은 신하균과 공조를 하게 된다. 김건우는 완벽 스펙 검사이자 연쇄살인마 장형민 역을 맡아 신하균과 대결을 펼친다. 차선우는 경대 수석 졸업에 빛나는 바른 생활 꽃미남 형사 채동윤으로 분한다.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김대진 PD는 "영국드라마 '루터'를 봤을 때 어떤 관점을 두고 봐야 하는지 생각했다. 그런데 시즌 전체를 봐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다 보고 나서 느낀 점은 '배트맨 같은데?'라는 거였다. BBC 관계자들도 이를 듣고 맞다고 하더라. 배트맨 시리즈를 영국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거다. 그래서 그걸 듣고 오히려 배트맨 시리즈를 한국 버전으로 옮기는 걸로 생각하고 작업을 하려고 했다. 그러니 일이 풀렸다"며 "우리식으로 많이 해석됐고, 거기에 '루터'에서 가져온 에피소드를 담았다. 전체 서사를 주인공을 위주로 짜고 있다"고 원작 '루터'와의 차이점을 밝혔다.
신하균과 이설도 김대진 PD와 의견을 같이 했다. 신하균은 "'루터'에서 가져온 것보다는 다른 이야기들이 많다. 에피소드나 사이코패스가 공조를 해나가는 부분은 비슷하지만, 인물의 감정은 많이 다르다. 우리 '나쁜형사'의 우태석에 맞게 연기를 하고 있다. '루터'를 보신 분들도 '나쁜 형사'를 보고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이설은 "원작 '루터'의 앨리스와의 공통점은 오히려 없다. 천재 사이코패스라는 점만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설과 김건우는 신인이지만, 파격적으로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주연을 맡게 됐다. 거기에 대선배 신하균과 대립하거나 공조를 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이설은 "선배님과의 호흡을 준비하면서 선배님의 표정이 담긴 사진들을 A4용지에 잔뜩 프린트해서 제 생활 공간에 엄청 붙여놨다. 쫄지 않기 위해서다. 현장에서는 리허설을 많이 하면서 긴장을 풀고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고 자신만의 준비 비법을 밝혔다. 김건우 또한 "선배님을 만났을 때에는 부담이 됐는데, 그렇게 부담을 가지면 안 될 것 같더라. 선배님께서 기로 누르신다거나 그런 게 없고 어떻게 준비해왔는지 물어보고 제가 준비해온 것에 잘 맞춰주셔서 최고의 합을 이끌어주신다. 그래서 잘 나올 것 같다"며 신하균에 고마워했다.
신하균은 이번 작품으로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이에 대해 신하균은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장르가 주는 재미가 뛰어나기도 하지만, 초점이 사건보다 인물 중심이라는 게 매력있었다. 그 안에 놓인 사람들간의 관계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해진다. 그런 매력이 있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 신하균의 캐스팅에 김대진 PD는 "신하균이 먼저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캐스팅을 위해 만났는데, 신하균은 너무나 선한 미소로 맞아줬고, 드라마에 관심이 있고 도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로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 자리에서 바로 '빼박'으로 만들기 위해 인증샷까지 찍었다. 그것부터가 잘 풀렸다. 신하균씨가 한다고 하니 괜찮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캐스팅도 잘 진행됐다"며 신하균이 드라마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김대진 PD는 신인인 이설, 김건우의 캐스팅 비하인드도 밝혔다. 김 PD는 "이설은 오디션으로 뽑았다. '허스토리' 시사회에서 처음 봤는데 눈길이 가는 친구였다. 만났더니 역시나 무언가가 있는 친구였다. 거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이 친구와 어떻게든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 물론 신인이기 때문에 거쳐야 하는 관문은 많았다. 데스크도 설득해야 했고, 나 또한 신인을 데리고 갈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 옆에 좋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쑥쑥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김건우는 학생 때부터 워낙 연기 잘한다는 소문이 났고, 싸이코패스 캐릭터에 방점을 찍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했다. 그래서 우리 드라마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김건우의 매력을 전했다.
또한 박호선, 차선우의 캐스팅도 전략적이었다는 김대진 PD. 김 PD는 "대세 배우이지만 악역이라 조심스러웠는데, 우리를 만나고 '제대로 악역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우리에게 '내가 해서 포상휴가 안 간 드라마가 없다. 나를 캐스팅해다오'라고 말해서 기꺼이 캐스팅을 했다"고 말했고, 차선우에 대해서는 "열망이 대단했다. 이렇게 중장년층만 캐스팅을 하기에는 전략적인 캐스팅으로 차선우라는 인물을 내세우면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선우는 김 PD의 말에 "감독님이 말하기 전까지는 부담감이 없었는데. 열심히 사로잡아보겠다. 나도 이번 작품이 중요하다. 감독님과 선배님, 배우분들과 함께 현장에서 많은 대화 하면서 열심히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자신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박호산은 "내 연기보다 대본이 정말 힘이 좋다. 그래서 대본에 집중하면 될 거 같다. 특히 나는 연극에서 악역을 많이 해봤다. 연기는 친구를 사귀는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나쁜 친구도 한 번 사귀어보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며 작품이 좋기 때문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첫회에 19금 판정을 받았다. 김대진 PD는 "지상파에서 9년만의 19금 판정이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안다. 선정성, 폭력성에 기대어서 풀 생각은 없다. 19금을 받은 건 캐릭터 규정 떄문에 받은 거다. 은선재가 부모를 살해하는 것 등이 원작의 핵심인데 이걸 빼면 스토리가 안 풀렸다. 이를 포기하고 가면 드라마가 성립이 안 되어서 고집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전했다. 또한 리메이크 작품이 선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리메이크작으로 나온 것에 "리메이크를 처음 해봤는데 진짜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조언을 준 많은 분들이 '막상 하시게 되면 원작을 왜 샀지' 싶다고 하더라. 결과적으로는 원작을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원작에 대해서는 잊고 우리만의 드라마를 만들자고 논의했다. 많은 에피소드를 차용은 했지만,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많이 바꿨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처럼 다양한 파격 요소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이끄는 '나쁜형사'. 김대진 PD는 "드라마국 본부장님이 '얘네들 어디까지 벌리려고 하는 거지'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국장까지 긴장시킨 '나쁜형사'의 파격이 시청자들과의 교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은다. '나쁜형사'는 12월 3일 월요일 오후 10시 첫 방송./ yjh030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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