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리며 역전극을 이끈 이대성. 하지만 그는 잠시 주눅이 든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유는 무엇일까.
남자 농구 대표팀 이대성은 29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라운드 Window-5'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26분8초를 소화하면서 11득점 4어시스트 1스틸의 기록을 남기며 한국의 84-7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이대성은 전반전 공격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로 인해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서 이대성의 에너지는 본격적으로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후반전 대역전극의 원동력을 만들었다.

경기 후 이대성은 "일단 안방에서 월드컵 본선을 향해 가는데 중요한 경기를 다같이 최선을 다해 이겼다.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했다. 2~30분 뛸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에너지 레벨로 수비에 활력소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수비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반전 단 2점에 묶이며 소극적으로 변한 라건아를 되살린 것 역시 이대성의 왕성한 활동량이었다. 이대성은 "라건아와 신나게 하자고 했다"면서 "라건아가 '전반에 스위치가 꺼져 있었는데 네가 에너지 레벨 올리는 것을 보고 다시 스위치를 켜서 재밌게 했다'고 말해줬다. 라건아와는 신나게 뛰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반 이대성이 소극적인 플레이로 흐름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대성은 "대표팀 들어오고 생각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가드가 되고 싶은데 강약조절 안된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감독님께서 장점을 살리고 자신감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셔서 그 마음으로 후반에 플레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뒤이은 이야기는 기자회견장을 폭소케 했다. 이대성은 "오늘 유재학 감독님께서 오신다는 얘기를 들어서 사실 좀 의식했다. 관중석에서 감독님을 찾기도 했다. 그래서 좀 소극적이 된 것 같다"며 "3쿼터 때 제가 속공 마무리를 하지 못한 상황, 라건아가 결국 마무리를 지었지만 그 상황에서 유재학 감독님과 마주쳤다. 감독님이 줬어야 했다고 신호를 보내셨다. 대표팀에 오면 (유재학) 감독님의 레이저를 안 받을줄 알았는데...나는 유 감독님 손바닥 안에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jhrae@osen.co.kr
[사진] 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