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가 숨 쉴 틈 없는 몰입도로 미스터리를 이어갔다.
29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는 차우경(김선아 분)과 강지헌(이이경 분)이 변사자 이혜선의 딸을 찾아갔다가 서정주의 시 '문둥이'와 또 다시 만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붉은 달 푸른 해'는 모든 사망 사건이 시와 연결되며 죽음에 관한 의문을 키웠다. 우경은 초록 원피스의 아이가 가리키는 대로 아동센터의 후미진 곳에 위치한 창고를 찾았다가 미라가 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미라의 머리맡에는 '썩어서 허물어진 살, 그 죄의 무게'라는 시 구절이 붉은 페인트로 아무렇게나 적혀 있었다.

모든 죽음이 시와 함께 했다. 우경은 지헌과 전수영(남규리 분)에게 "우연이 반복되면 더이상 우연이 아니다. 이번에도 시가 있다. 죽음의 현장에서 또 시가 나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시와 함께 하는 죽음에는 늘 버려진 아이가 있었다. 우경은 천상병 시인의 시 구절과 함께 발견된 미라 여성에게도 아이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우경은 위험한 줄 알면서도 변사자 이혜선의 행적을 뒤쫓기 시작했다. 이혜선의 전남편을 찾아간 우경은 전남편이 아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숨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숨겨진 창고 같은 방에서는 아이가 갖고 놀던 크레파스도, 이혜선이 봤을 출산책도 발견됐지만, 전남편은 "아이를 싫어한다. 자기밖에 몰라서 괴물 같다"고 부인했다.

확실히 우경의 행동은 이상했다. 지헌은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연이어 시신을 발견한 우경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변사자 이혜선에게 아이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 점도 그 의문에 힘을 실었다. 우경은 "그 아이가 그 곳에 시체가 있다고 알려줬다"고 알 수 없는 대답을 했다. 지헌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우경의 말에도 이혜선의 아이를 찾아나섰고, 마침내 한 보육원에서 이혜선의 딸을 찾게 됐다. 아이와 만나기 직전, 우경은 보육원에서 또 다시 서정주의 시 '문둥이'를 만나게 됐다. 뜻밖의 장소에서 서정주의 시와 마주하게 된 두 사람은 경악했다.
'붉은 달 푸른 해'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 스릴러 전개를 이어가고 있다. 멜로에서 스릴러로 돌아온 김선아는 '믿고 보는 연기'로 멜로퀸에서 스릴러퀸으로 거듭났다. 김선아와 함께 단서를 푸는 형사가 된 이이경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뜻밖의 신스틸러로 거듭난 것은 전남편 역의 백현진이었다. 어어부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가수에서 최근 배우로 주목받고 있는 백현진은 변사자의 전남편 캐릭터를 맡아 소름 돋는 생활형 연기를 선보였다. 가꿔진 캐릭터가 아니라, 어딘가 살아 숨쉬고 있을 것만 같은 백현진의 연기는 '붉은 달 푸른 해'의 미스터리를 더욱 배가시켰다.
주연들 뿐만 아니라 조연들까지도 완벽한 싱크로율의 연기를 선보이는 '붉은 달 푸른 해'. 1시간을 순간 삭제 시키는 몰입도가 생길 수밖에 없는 완성도다. /mari@osen.co.kr
[사진] MBC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