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현이 연기 변신은 평생 숙제라며, 악역에 대한 욕심도 보였다.
3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는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 주연 차태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10월 8일 첫 방송된 '최고의 이혼'은 '결혼은 정말 사랑의 완성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해, 사랑, 결혼, 가족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를 유쾌하고 솔직하게 그린 러브 코미디다. 2013년 일본 후지TV에서 방송된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국 문화에 맞게 각색했다.

차태현은 취향 강하고, 고집 세고, 삐딱한 남자 조석무를 연기했다. 사람 많은 곳에 있는 것보다 혼자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인물이다. 지난해 KBS2 '최고의 한방' 이후 1년 만에 '최고의 이혼'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와 배두나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최고의 이혼' 결말은 조석무(차태현 분)와 강휘루(배두나 분)가 이혼 후 재결합을 하진 않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고 각자 살면서 함께 늙어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더욱 행복해졌다. 재결합이 아니더라도 해피엔딩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동시에 진유영(이엘 분)과 이장현(손석구 분)은 결혼해서 딸을 낳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신과함께-죄와 벌'을 통해 1,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차태현은 드라마 시청률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최고 시청률이 4.5%(닐슨코리아 기준)에 그쳐 대박을 터트리진 못했다.
그러나 영화,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KBS2 '1박2일' 시즌3와 MBC '라디오스타' MC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하며 바쁘게 활동 중이다.
차태현은 "'최고의 이혼'은 KBS 편성이 안 됐을 때 하기로 했다. 그동안 계속 KBS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다른 곳이랑 일하나 싶었다. 종편도 못해보고, 영화는 CJ도 못해봤다. 희한하다. 비주류인 것 같다"며 웃었다.
"캐릭터가 신경질 적이고, 기존에 했던 작품들과 다르다"는 말에 "원래 더 짜증을 냈어야 했다. 제작진들이 그런 캐릭터를 나한테 제안할 때 '굉장히 욕을 먹을만한 역할인데 내가 하면 덜 먹는다'고 하더라. 그런 얘기를 하시는 경향이 있다. 4회 대본을 보면서 '이거는 큰일 나겠는데'라고 했다. 애가 이상하더라.(웃음) 그런데 내 모습 중에 석무랑 닮은 부분도 있다. 예능 속 이미지만 보고 왜 이렇게 안 웃냐고, 인사성도 없냐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나도 석무처럼 줄서서 기다려서 밥 먹어 본 적이 없다. 그런 점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또한, 차태현은 "이번 캐릭터가 연기 변신까지는 아니었지만, 과거 악역이 들어왔을 때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못한 적이 있다.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오면 하고 싶다. 배우로서 평생 숙제일 수도 있다. '언젠가 한 번은 하고 죽어야 하는데' 싶다. 이미지 때문에 걱정하고 그런 건 없다. 제작진이나 감독님은 걱정하겠지만. 나는 시나리오가 좋다면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 나한테 들어왔던 작품은 내가 범인인 게 너무 티가 났다. 그게 마음에 안 들었다. 그리고 내가 본 시나리오 중에 영화화된 작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hsjs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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