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가 '국민 그룹'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완벽한 공연으로 20주년을 기념했다.
god는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 'god 20th Anniversary Concert-GREATEST'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이번 콘서트는 god의 2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체조경기장에서 총 3회에 걸쳐 서울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12월 22일과 25일에는 각각 대구, 부산에서 공연을 열고 팬들을 만난다.
이번 콘서트는 god가 걸어온 20년의 길을 되짚어보고, 앞으로도 함께 뚜벅뚜벅 걸어갈 길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20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변함없이 서로의 곁을 지킨 god와 팬들은 함께 한 20년을 자축하고, 앞으로의 20년도 서로 의지하며 함께 걷자고 약속했다.

20주년 콘서트의 타이틀은 '그레이티스트(GREATEST)'. '대단한', '위대한'의 의미를 가진 '그레이트(GREAT)'의 최상급 표현이다. god의 가장 위대한 20주년을 기념하기에 적절한 수식어다. 이번 공연의 총 연출로, 타이틀을 직접 만든 손호영은 "우리(god)가 '그레이티스트'라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눈 시간이 '그레이티스트'라는 뜻"이라고 20주년의 남다른 의미를 설명했다.
이날 공연은 대부분이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었던 god의 히트곡들로 꾸며졌다. '거짓말', '니가 있어야 할 곳', '촛불 하나', '어머님께', '길', '보통날', '프라이데이 나잇(Friday Night)',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거짓말', '니가 필요해', '애수' 등 끝없이 나오는 히트곡들이 god가 K팝 역사에 차지하는 무게와 의미를 확인시켰다.

god가 20주년이라는 기록적인 해를 맞이하기까지,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었다. '신이 주신' 매력을 가지고 있는 다섯 남자를 알리기까지,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궁핍한 시절도 겪었다. 대한민국 최정상의 인기를 누린 뒤에는 잠시 떨어져 산 세월도 있었다. 그러나 2014년, 돌고 돌아온 끝에 5명이 다시 손을 맞잡았다. 서로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함께 하는 20주년은 god에게 더욱 값지다.
윤계상은 "나는 god를 정말 정말 좋아한다. god의 모든 노래들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매일 듣는다. 아마 나만큼 god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고 god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하며 "저 때문에 무대 위에서 못하는 노래가 생겼었다.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그 소중한 노래를 이 무대에서 할 수 있게 돼 행복하고 기쁘다"고 4명의 god가 불렀던 '투러브(2♡)'를 소개했다. '투러브'에 이어 윤계상이 무대에 등장, '미운 오리 새끼'를 함께 부르며 다섯 명의 god가 되는 순간은 2014년 재결합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재현했다.

함께 20주년을 맞이하게 된 멤버들의 감회도 남달랐다. god는 2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서로의 인생에 가장 위대한 순간을 나누며 추억을 되새겼다. 데니는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에서 반을 멤버들과 여러분들과 함께 했다. 일산 숙소에서 고생할 때는 이렇게 저희가 20주년 공연을 할 수 있으리라고 꿈도 못 꿨는데,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앞으로도 저희 god와 계속 이렇게 웃으면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god는 "앞으로 숨이 닿는 한 여러분들과 같은 길을 걷고 싶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저희를 아껴주시고 함께 해주셔서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고맙고 감사하다"고 20주년 소감을 전했다.
윤계상은 "참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 것 같다. 여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좋아할 수 있을 만큼의 사람이 되겠다. 앞으로 20년 더 사랑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준형은 "우리 동생들이 내 나이가 돼서 뛸 수 있으면 난 god를 계속 하겠다. god가 있기 때문에 배우 윤계상, 안데니, 뮤지컬 배우 손호영, 가수 김우가 있다. 여러분들은 내 자존심이자, 힘이자 원동력"이라고 팬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태우는 "우리의 움직임들이 과거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순간이 더욱 찬란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노래 부르고, 울고, 웃고, 때로는 서로를 기다리는 시간들이 모여 지금, god의 20년을 만들었다. 하나 하나 소중한 기억과 추억들이 모이고 쌓여 데뷔 20주년이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도 god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걸어온 20년의 시간보다,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 더욱 길다. 그래서 god의 20주년은 더욱 '그레이티스트'하다. /mar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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