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의 빅매치...정상 아닌 단두대 위서 만났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8.12.02 07: 00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가 만났다. 문제는 만나는 무대가 단두대 위다.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 1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플레이오프에서 대전 시티즌을 상대로 호물로-노행석-신영준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부산은 3주 간 실전 훈련을 가지지 않아 컨디션 문제가 우려됐지만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단단한 스리백 라인과 호물로-김치우-김문환-고경민 등의 공격진과 날카로운 세트 플레이가 돋보였다.

이날 승리로 부산은 2년 연속으로 승강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나서게 됐다. 지난 시즌 부산은 상주 상무와 승부차기가는 접전 끝에 패하며 승격이 좌절됐다.
2013년 승강제가 실시된 이후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는 K리그2팀이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다. 2013년 상주, 2014년 광주 FC, 2015년 수원 FC, 2016년 강원 FC가 K리그1 11위 팀을 잡는데 성공했다.
K리그2 소속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한 것은 지난 시즌 부산이 처음이다.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는 부산 입장에서는 충격을 이겨내고 재도전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한편 K리그1 하위 스플릿 최종 라운드에서는 대이변이 발생했다. 최종전서 FC 서울이 상주 상무에게 0-1로 패하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승강 플레이오프에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서울-부산 두 구단은 K리그를 대표하는 기업 구단이자 K리그1 우승 경험을 가진 화려한 역사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서 만큼은 가장 처절한 단두대 위에서 맞붙게 됐다.
이번 시즌 기나긴 부진 터널로 인해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한 서울이지만 그 누구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질 것이라 예상하지는 못했다. 
'소방수' 최용수 감독의 복귀와 36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 승리(3-2)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기 때문. 서울은 37라운드와 38라운드 잔여 2경기서 승점 1만 추가하면 잔류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그 승점 1을 추가하지 못했다. 강등권 라이벌인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2018시즌 마지막 홈경기라는 표현을 쓰며 필승의 각오로 나섰지만 0-1로 패했다. 
서울은 인천전 패배에도 상주전 무승부만 거두면 자력 생존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20분 상주의 윤빛가람이 날린 중거리포가 박용지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서울을 울렸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기업 구단들의 맞붙는 것은 이번이 K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서울의 승강 플레이오프 행은 충격 그자체였다.
부산 구단도 승강 플레이오프 상대가 서울이라는 사실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윤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분석팀도 인천이나 상주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MVP로 선정된 호물로도 "사실 서울과 승강 플레이오프서 만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그래도 서울은 큰 팀이지만 부산도 큰 팀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과 부산 모두 제대로 상대에 대해서 대비하지는 못한 상황. 하지만 기세는 상반된다. 부산은 대전전 완승으로 상승세지만, 서울은 최악의 분위기에서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됐다.
최윤겸 감독은 "서울 상대로 기술은 몰라도 집중력은 우리가 더 뛰어나다. 우리는 이겼고, 상대는 졌다. 서울을 상대로 경기한다는 사실만으로 선수들이 더욱 집중하고 힘을 낼 것이라 본다. 우리도 부담감이 있지만, 서울도 부담감이 크다. 조금 더 편한 상태에서 경기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2018시즌 승강 플레이오프는 오는 6일 부산 홈구장인 구덕운동장에서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이후 9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차전에서 단두대 위 생존자가 가려지게 된다. 
서울-부산,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들의 단두대 대결에서 살아남을 팀은 누가 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 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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