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70개 던진다".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마무리 캠프를 마치면서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확실하게 몸을 만들어 내년 2월 시작하는 1군과 2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투수들에게는 숫자까지 제시했다.
이대진 투수코치를 통해 "투수들은 캠프 첫날부터 불펜에서 70개의 볼을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 아울러 타자들은 곧바로 정상적인 수비와 주루 등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최상의 몸을 주문했다. 실전용 몸으로 캠프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유는 2019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실전일정이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KIA는 내년 2월 12일부터 대외실전 11경기를 마련했다. 일본 프로구단과 먼저 6경기를 갖고 국내 구단들과 5경기를 갖는다. 대외 실전에 앞서 자체 청백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보다 이틀 빨라졌다. 일정을 보면 2월 1일 캠프 시작과 동시에 나흘간씩 훈련 두 번을 마치고 곧바로 실전에 돌입한다. 예전처럼 캠프에서 천천히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표가 아니다. 비교적 여유있었던 베테랑들도 조기에 실전용 몸을 만들어야 한다. KBO 정규리그가 역대로 가장 빠른 3월 23일에 시작하는 점도 고려했다.
특히 타자들보다 투수들의 몸이 확실해야 한다. 실전 마운드에서 100%에 가깝게 공을 던져야 한다. 한 경기에 5명 정도의 투수들이 투입된다. 어깨와 팔이 완벽한 실전용으로 예열을 해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캠프 첫 날 70개의 불펜피칭을 해야 12일 실전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2015년 부임 이후 매년 1월 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전선수들이 참가하는 체력테스트를 실시했다. 기준치를 통과하지 못하면 캠프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아예 실전용 몸을 만들어오라는 강력한 주문을 했다.
비단 KIA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KBO리그는 작년부터 비활동기간인 12월과 1월은 합동훈련을 금지하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전지훈련 기간이 줄고 정규 시즌이 빨라지면서 캠프 시작과 동시에 실전에 나서는 기조가 뿌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