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투자' 롯데, 민병헌 패싱하고 양의지 기다렸어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8.12.02 16: 02

 포수 육성을 밝힌 롯데는 정말 FA 양의지를 붙잡을 의지가 없는 걸까.
롯데는 최근 몇 년간 FA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6시즌을 앞두고 손승락과 윤길현을 98억원에 영입하며 불펜을 보강했다. 2017시즌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이대호와 150억원 역대 최고 계약을 기록했다. 올해는 손아섭, 민병헌과 FA 계약을 하며 178억원을 베팅했다. 3년간 5명과 계약하며 426억원을 투자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겨울 FA 투자가 아쉬웠다. 지난해 11월 21일 강민호는 롯데를 떠나 삼성과 4년 80억원에 계약했다. 11월 26일 롯데는 손아섭과 4년 98억원에 계약하고, 이틀 뒤 28일에는 민병헌을 4년 80억원에 영입했다.

민병헌이 중견수 수비와 공격력에서 기여한 부분은 분명 있다. 잔부상으로 118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 17홈런 OPS .855를 기록했다. 그러나 김문호, 이병규 등 외야 자원이 중복되는 투자였다. 두터운 외야와 달리 포수와 내야진은 문제투성이었다.
특히 강민호가 빠져나간 포수 자리는 시즌 내내 불안요소였다. 나종덕, 나원탁, 김사훈 등 신예들을 돌아가며 기용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트레이드를 시도했지만 아쉬운 입장의 롯데는 많은 부분을 손해 봐야 했기에 성사되지 않았다.
롯데는 강민호를 놓치자, 강민호를 잡으려던 돈(80억원)으로 민병헌을 영입했다. 민병헌이 순수 공격력에선 강민호 공백을 메웠다고 볼 수 있어도, 포지션과 팀 전력 전체를 생각하면 좋은 투자라고 보기는 힘들다. 예상외로 강민호와 재계약에 실패하자, 민병헌을 영입한 모양새였다.
롯데는 올해 포수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는 것을 기다리는 계획이 필요했다. 양의지 뿐만 아니라 SK 포수 이재원도 FA 자격을 얻었다. 민병헌을 잡을 예산이라면 양의지, 이재원 영입전에 참전이 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프로야구단은 1년 예산이 올해 다르고, 내년 달라진다. 올해 아낀다고, 내년으로 넘어가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에 FA 투자에 대한 계획은 1~2년 이후를 내다보는 시야도 필요하다. 선수 보강 등 팀 전력을 꾸리는 프런트가 할 역할이다. 
롯데는 FA 시장에 큰 돈을 쏟아부은 2016시즌 7위, 2017시즌 3위, 2018시즌 7위로 성적 변화가 심했다. '윈 나우'를 위해 많은 투자를 했지만, 투자 만큼 효과는 보지 못한 셈이다. 필요한 포지션,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 계획이 아쉽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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