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he made 전북'.
전북 현대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 2018 스플릿 라운드 그룹 A 최종전서 경남FC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전북은 중국 슈퍼리그로 떠나는 최강희 감독과 아름다운 이별을 하게 됐다.
이날 전북은 모두 아쉬움을 가득안고 경기장을 찾았다. 구단과 선수단 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떠나는 최강희 감독에 대해 벌써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005년 전북에 부임한 후 최강희 감독은 K리그 6회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기록했다. 또 FA컵 우승도 차지하면서 전북을 명문구단으로 이끌었다.
부임 당시만 하더라도 패배주의에 빠져 있던 팀을 완전히 바꿨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강으로 만들면서 연고지인 전북의 자긍심도 함께 드높였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뿐만 아니라 K리그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뒤로 물러서며 지키는 수비적인 축구가 아니라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말을 통해 전북의 위력을 아시아 무대에 증명했다.
최 감독은 전북에서 이날 경기까지 포함 총 562경기를 펼쳤다. K리그 445경기(229승 114무 101패)-ACL 77경기(42승 12무 23패)-FA컵 36경기(23승 6무 7패)-클럽 월드컵 4경기(2승 2패) 등 562경기였다. K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대결을 펼쳤던 슈퍼컵도 전북을 이끌었지만 공식 경기로 인정 받지 못했다.

팬들이 큰 성원을 보내는 가운데 최 감독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선수들과 구단 직원들 그리고 완주 봉동 훈련장을 찾는 이들을 직접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
최강희 감독은 "잠을 잘 수 없었다. 평소 잠을 잘 때 큰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중국행을 결정한 뒤에는 그렇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컸고 팬들을 보기도 힘들었다.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물론 이유는 분명하다. 내 인생에서 전북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몸은 떠나지만 가슴속에 영원히 전북 팬 여러분의 성원과 전주성의 함성을 간직 하겠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의 축구를 지켜보며 전북의 아시아 챔피언 등극을 지켜봤던 팬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 전 날 열렸던 최 감독의 마지막 훈련에는 구름같은 인파가 몰렸다. 팀을 떠나는 감독에게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원과 지지를 보내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날 첫 골이 터졌던 전반 13분에는 선수들이 모두 벤치로 찾아와 최강희 감독에게 큰 절을 했다. 관중석에 대형 플레카드가 휘날리는 것도 최강희 감독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특히 지난 14년간 전북을 K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명문으로 이끈 최 감독에 대해 팬들의 마음 씀씀이도 훈훈했다.

전주시는 최강희 감독에게 명예 전주 시민증을 선물했다. 그리고 구단과 서포터스 MGB는 감사패를 전달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명장과는 이별을 하게 됐지만 모든 것을 끝내는 굿바이는 아니다. 전북팬들에게 최강희 감독은 '잠시만 안녕'을 고하고 떠나게 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