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내부 FA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온정주의 대신 객관적으로 평가하겠다는 분위기다.
한화는 지난달 25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캠프가 끝났다. 26일 하루를 쉬고 지난 27~28일 거제에서 선수단 및 프런트 전체가 워크샵을 갖고 한 해를 정리했다. 1일 팬 페스티벌 '독수리한마당'을 끝으로 올해 공식적인 일정은 모두 끝났다.

이렇게 한 해 일정은 끝나가지만 FA 협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내부 FA 선수로 내야수 송광민(35) 외야수 이용규(33) 최진행(33)이 있다. 구단은 지난 29일 이용규·최진행 에이전트와 첫 만남을 가졌고, 송광민과도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차릴 계획이다.
한화는 크게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다. 한화 관계자는 "협상이 쉽게 되진 않을 것이다. 연내에 계약을 마무리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장기전을 바라봤다. 올해부터 에이전트 제도가 공식 도입된 만큼 리그 전체적으로 FA 시장 상황이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이용규와 최진행은 에이전트가 협상을 대신 맡고 있다. 송광민은 에이전트가 있지만 협상 테이블에는 선수가 나선다. 어느 쪽이든 한화의 내부 FA 협상은 장기전이 예고되고 있다. 외부 FA 시장에서 철수한 한화이지만 내부 FA 3인방에도 미적지근한 분위기다.
한화는 최근 들어 '온정주의'를 버렸다. 몇 년 전만 해도 한화에서 오래 뛴 선수에겐 그동안 기여도를 인정하며 비교적 후한 대우를 해줬다. 하지만 최근 구단 자체적으로 온정주의 대신 객관적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인 프로에서 정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송광민과 최진행은 데뷔 후 한화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선수들이다. FA로 이적해온 이용규도 5년을 한화에서 뛰었다. 여전히 팀에 필요한 전력임에는 분명하다. 송광민과 이용규는 꾸준히 주전으로 뛰었고, 최진행도 팀이 필요로 하는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한화 구단은 과거 성적, 이름값이 아니라 올 시즌 성적, 현재 가치로 평가하고 있다. 또 다른 한화 관계자는 “이제 온정주의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며 객관적인 평가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3명의 선수 30대 중후반 나이가 있어 타팀으로 이적이 쉽지 않다. 협상의 주도권은 구단이 갖고 있다. 구단에서 FA 협상에 서두르지 않는 이유다. 리그 전체 FA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가운데 장기전으로 흐를수록 구단이 유리할 것이란 계산이다. 선수들도 잔류가 유력하지만 FA 시장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쉽게 도장을 찍진 않을 전망이다. /waw@osen.co.kr
[사진] 이용규-송광민-최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