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 777'에 함께 출연해서 모든 점이 좋았어요."
철저한 계획하에 출연한 '쇼미더머니 777'이었다. 출연 전 1~2위를 계획했고, 나플라가 우승, 루피가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계획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나플라와 루피의 감성을 한 곡에 모아서 듀오 앨범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계획했던 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는 두 사람이다.
나플라와 루피는 3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두 사람의 듀오 싱글 'Woke Up Like This' 발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케이블채널 엠넷 '쇼미더머니 777'에 함께 출연한 이유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상세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나플라는 지난달 종영한 '쇼미더머니 777'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함께 출연했던 루피 역시 준우승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두 사람이 같은 회사에 소속된 만큼 이후의 행보를 궁금해 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나플라와 루피는 '쇼미더머니 777'에서 두 사람이 1, 2위를 하자고 철저하게 계획했다. 물론 서바이벌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함께라서 더 의미 있었다는 나플라와 루피다.
루피는 "'쇼미더머니'에 함께 출연해서 모든 점이 좋았다. '쇼미'라는 긴장감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이 긴장감을 누가 알아줄까 했는데, 나플라도 똑같이 느낄 거라고 생각해서 든든했다"라며, "나플라와 함께 무대에 섰을 때 안심되는 부분이 있다. 플라가 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각별한 사이라서 나오는 믿음과 의지였다.
나플라 역시 "우승한 게 행복했다. 일단 1~2위가 됐다는 것이 좋았다. 세 명이었을 때 긴장이 더 많이 됐다. 둘이 남았을 때는 오히려 긴장하지 않았다. 우승해서 행복하지만 루피 형이 했어도 내가 아쉽거나 하지는 않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나플라는 "상금은 아직 못 받았다. 나도 너무 받고 싶다. 받아서 일단 부모님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못 받아서...."라고 덧붙였다.
루피는 소속사의 수장이지만 나플라가 우승한 것에 대해서 "사실 서열은 항상 나플라가 1위였다. 음원 성적이나 공연 등 비즈니스적인 것을 떠나서도 내가 수장이지만 플라에게 많이 배우는 면이 있다. 나는 좀 더 동생들을 엄마처럼 챙기는 스타일이다. 플라는 아빠처럼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내 마음 속에서는 항상 서열 1위였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쇼미더머니 777' 우승 효과도 있겠지만, 두 사람은 이후 함께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플라와 루피의 음악들을 담은 새 앨범을 내년 봄께 발표할 예정으로, 이날 오후 6시엔 선공개 싱글 'Woke Up Like This'가 공개된다. '쇼미더머니 777'에서 계획대로 선전한 것과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루피는 "'쇼미'에 출연하기 전에 나플라가 1위를 하고 내가 2위를 하면 가장 이상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쇼미'를 통해서 우리 음악과 소속 아티스트의 이름을 빨리 알리려고 했다. 지름길을 택했다고 생각한다. 지름길을 택하지 못했더라도 우리만의 방식과 멋으로 쉬지 않고 표현을 계속 했을 것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나플라와 루피의 듀오 앨범 '쇼미더머니 777' 성정과 상관없이 역시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나플라는 "1~2위가 안 됐어도 루플라의 앨범 계획을 이야기했을 것 같다. 어째든 우리가 쇼미에 나가서 관심도가 있을 때 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듀오 앨범을 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루피도 "우리나라에 다이나믹 듀오, 슈프림팀 이후에 랩 듀오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활동해보자는 이야기를 해봐서 진행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나플라와 루피는 '쇼미더머니 777'으로 많으 주목을 받으면서 음원차트 1위도 기록했다. '쇼미더머니 777'의 화제성이 워낙 크다 보니까 방송 당시 음원차트를 점령했을 정도.
루피는 'Good Day'로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한 것에 대해서 "솔직한 감정은 허탈감이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Good Day'라는 팀 음원 미션이 1위를 하고 3~4일을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음 무대를 준비해야 했다. 코드쿤스트가 전화해서 메가히트라고 이야기해주더라. 올킬을 했고, 올킬한 것은 1년에 몇 곡 나오지 않는 보기 드문 케이스라 메가히트를 기록했다고 하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루피는 "결국 내가 '쇼미'를 부정하고 참가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었는데, '쇼미더머니'라는 플랫폼을 이용하자마자 대한민국 음원차트에서 1위를 하는 것이 기쁨과 동시에 허탈감이 있었다. 앞으로 음악생활을 해나가는 미래의 그림에서도 허탈감이 오더라. 이렇게 쉽게 차트에 오를 수 있는 것인가"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쇼미더머니'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루피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뭘까. 루피는 주변 사람들과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생각을 먼저 했다고.
루피는 "미국에 있을 때 한국 힙합씬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 한국에 있는 래퍼들은 '쇼미' 이외에 다른 신선하고, 기발하고, 획기적이고 새로운 걸 들고 와서 '쇼미더머니' 플랫폼을 이용한 아티스트 만큼 인기와 사랑을 받을 수 없는 것인가 했다. 아티스트들은 '쇼미'를 제외한 다른 방식의 마케팅이나 전략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인가. 해외에서 온라인을 통해 바라봐서 오만한 면이 있던 것 같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루피는 "나는 몽상가적 기질이 있어서 남들이 하는 걸 따라하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유학을 가서 어떻게 하면 남과 다르게 해서 내 존재의 가치를 만드는 것을 배웠다. 결국 우리만의 길을 가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쇼미'는 전혀 힙합에 관심없는 사람이 힙합을 접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언더그라운드였지만 인기가 많아지면서 식구들도 많아지고 팀원도 많아졌다. 내 자존심을 조금만 굽히면 주변의 많은 사람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원하는 곳에 가고자 함에 있어서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 주변 분들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면 말을 번복해도 지름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나플라도 "현실적으로 바라보면서 나가게 됐다. 부정적인 생각은 없던 것 같다. 미국에서 이슈가 있은 후에 한국에 왔을 때의 스케줄과 3년 이후 스케줄이 점점 없어지는 것을 보면서, 좀 더 현실적으로 보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나플라와 루피는 '쇼미더머니 777'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의도했던 대로 '쇼미더머니'의 화제성을 흡수하게 됐다. 이제는 이들의 음악으로 리스너들에게 본격적인 어필에 나설 계획이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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