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선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27)의 기준점으로 6년 전 류현진(31)이 꼽혔다. 같은 왼손 투수에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일본 ‘도쿄스포츠’는 지난 4일 포스팅 신청을 완료한 기쿠치의 에이전트 보라스가 총액 70억엔(약 686억원) 이상 계약을 노린다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0시부터 내달 3일 오전 7시까지 30일 동안 협상에 돌입하는 가운데 에이전트 보라스의 세일즈에 관심에 쏠린다.
도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야구에 정통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같은 아시아 출신 왼손으로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398억원)에 LA 다저스 입단한 류현진의 계약이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류현진은 지난 2012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거쳤다.

당시 다저스는 최고 입찰액으로 2573만 달러(약 284억원)를 써내며 단독 협상권을 따냈다. 이어 협상기한 마감 직전까지 가는 줄다리기 끝에 6년 총액 3600만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당시 벼랑 끝 협상으로 다저스의 계약을 이끌어낸 에이전트가 보라스였다.
도쿄스포츠는 ‘기쿠치와 같은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한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7년간 190경기(1269이닝) 98승52패 평균자책점 2.80 탈삼진 1238개를 기록했다. 8개 구단 경쟁 끝에 다저스에 입단했고, 계약이 만료된 올 시즌까지 40승2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도쿄스포츠는 ‘기쿠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158경기(1010⅔이닝) 73승46패 평균자책점 2.77 탈삼진 903개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KBO 실적과 비슷한 기쿠치의 협상도 6년 3600만 달러 기준으로 시작할 것이다’며 ‘류현진은 입찰액 포함 총액 6173만 달러(약 682억원)를 넘어설지가 협상의 쟁점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드래프트 지명권 소모 위험이 없는 기쿠치라 인기가 있지만, 많은 구단들의 평가는 3~4선발이다. 연평균 600~700만 달러로 보고 있지만 보라스의 조건은 이를 웃돌 것이다. 협상이 지체될 경우 비장의 카드로 세이부 잔류를 염두고 있다”고 밝혔다.
기쿠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6년 전 류현진보다 낮다. 하지만 보라스의 세일즈 전략에 따라 몸값이 상승할 여지는 있다. 과연 기쿠치의 몸값이 6년 전 류현진을 넘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기쿠치(왼쪽)-류현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