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유백이’가 마법 같은 7분 엔딩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가슴에 묻어둔 아픔을 위로하는 김지석-전소민의 포옹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였다. 특히 김지석이 안쓰러웠던 과거의 자신을 다독이듯 전소민을 안아주고, 이에 전소민이 상처 입은 지민혁(=어린 김지석)을 위로하는 상징적인 장면이 탄생했다. ‘포옹’이라는 연결고리에 유학찬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김지석-전소민의 열연이 더해져 안방극장을 애틋하게 물들였다.
지난 7일 방송된 tvN 불금시리즈 ‘톱스타 유백이’(극본 이소정 이시은, 연출 유학찬) 4회는 유백(김지석 분)-오강순(전소민 분)-최마돌(이상엽 분)의 삼각로맨스가 제대로 불 붙은 가운데, 오강순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시작한 유백과 그에게 점점 흔들리는 오강순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광대를 절로 실룩거리게 했다.
이 날 방송은 단짠을 제대로 넘나드는 순백(강순+유백)커플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설렘을 안겼다. 오강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인지한 유백에게 후진이란 없었고, 그의 레이더망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오강순을 향해 작동했다. 마당에서 빨래하는 오강순의 모습을 몰래 훔쳐보면서도 혹여 마음을 들킬세라 거짓말로 둘러대고 오강순과 끈끈한 남매애를 자랑하는 최마돌을 향해 질투를 폭발시키거나 오강순의 젖은 머리카락을 보고 가슴 떨려 했다. 이에 ‘어장관리녀’, ‘고답녀’라며 오강순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에 속상해하면서도 그에게 모든 관심을 빼앗겨버린 유백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엄마 미소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오강순 또한 종잡을 수 없는 유백이 신경 쓰이는 등 마음의 변화가 생겨 눈길을 끌었다. 특히 “네가 남자를 잘 몰라서 그러나 본데”라는 유백의 말에 발끈, 아서라(이아현 분)가 건넨 19금 소설을 접한 후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만큼 피폐해진 오강순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았다. 유백의 일거수일투족을 흑심 가득한 눈빛으로 응시하는 것은 물론 머릿속에 그를 대상으로 한 19금 생각이 가득해지는 등 금단의 문을 열고 진정한 ‘마성의 깡순이’로 분한 오강순인 것. 이처럼 오강순 생각에 잠 못 이룰 만큼 그녀에게 빠진 유백과 매사에 투덜대지만 알아갈수록 유백의 또 다른 매력에 흠뻑 젖게 된 오강순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설렘지수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과연 순백커플의 쌍방로맨스를 언제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그런 가운데 유백이 성게처럼 뾰족한 가시를 세우게 된 상처 가득한 과거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과거 아버지의 기일까지 잊고 새 남자친구와 함께 있던 어머니에게 분노한 어린 유백(지민혁 분). 그는 어른이 된 후 다락방에서 쓸쓸히 살고 있는 어머니에게 “오늘로 내 엄마 죽었어”라며 모진 말을 쏟아내면서도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고 오열했다. 그에게 어머니라는 존재가 ‘쓰라리고 슬픈 상처’라는 사실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항상 막말은 기본, 자신의 곁을 쉽게 내주지 않았던 유백의 마음의 상처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특히 유백-오강순은 과거의 상처를 끌어안는 위로의 포옹으로 안방극장에 따스한 감동을 안겼다. 앞서 오강순이 “참말로 신기하게 물속이 그리 따뜻하고 포근하드랑께요. 엄마 아빠 품이 딱 그런 느낌이 아닐까”라고 말한 것처럼 오강순에게 바다는 돌아가신 부모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였다. 부모님 기일 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로 일관했던 오강순은 늦은 밤 남몰래 물질하며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아픔을 치유했다. 더불어 그런 오강순의 모습은 유백에게 과거 어머니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던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또 다른 거울이었다. 이와 함께 어린 유백을 안아주는 어른 오강순의 모습, 어른 오강순을 안아주는 어른 유백의 모습이 담긴 장면이 전환, 과거-현재가 이어지는 감각적인 연출이 더해지는 등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주는 애틋한 분위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쿵’ 내려앉게 만들었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톱스타 유백이’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