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DC히어로?..'아쿠아맨', 제임스 완 만나서 확 달라졌다 [Oh! 무비]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8.12.12 07: 01

DC 히어로 무비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제임스 완 감독의 손을 거친 DC 새 히어로 무비 '아쿠아맨'이 일주일 뒤 국내 개봉한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아쿠아맨'(감독 제임스 완)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아쿠아맨'은 등대지기 아버지와 아틀란티스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인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의 탄생을 그린다. 지난해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에서 처음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아쿠아맨의 솔로 무비다. 

영화는 아틀라나(니콜 키드먼 분) 여왕이 정략결혼을 거부하고 육지로 올라와 등대지기 청년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아들 아서를 낳아 행복을 누리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 아이가 훗날 반은 인간이고 반은 아틀란티스인으로, 바다와 인간 세계를 하나로 합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아쿠아맨이 된다. 
그러나 인간과 아틀란티스인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공존할 수 없는 두 세계의 산물인 아서는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어린 시절부터 바닷 속 생물을 다스릴 줄 알았던 아서는 비범한 능력을 키워나가지만, 영웅이 아닌 가난한 등대지기의 아들로 살아간다. 
그러다 이부형제이자 동생 옴(패트릭 윌슨 분) 왕은 바다 왕국을 모두 통합하고, 지상 세계를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이에 반발한 바다 왕국 제벨의 공주인 메라(앰버 허드 분)가 아서 앞에 나타나고, 동생 옴을 막고 아틀란티스의 왕이 돼 달라고 부탁하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우선 첫 히어로 무비를 연출한 제임스 완 감독의 연출력은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제임스 완 감독은 지난 2003년 공포영화 '쏘우'로 데뷔해 '컨저링'으로 '초대박'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컨저링'을 통해 공포영화의 흥행 역사를 다시 썼으며, '컨저링 유니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구축했다. '공포영화 잘 만드는 감독'으로 알려졌으나, 2015년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이 크게 성공하면서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한 재능까지 인정받았다. 
공포영화, 블록버스터에 이어 DC 슈퍼히어로 무비 연출까지 확장하면서, 기획 단계부터 '아쿠아맨'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다.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한 수중 도시는 현대 기술과 고대 풍습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고도로 발전한 동시에 여전히 고대의 규범과 풍습이 살아있어 검투사의 경기장이 있는 로마 같은 거대 수중 도시부터 머리를 휘날리며 헤엄치는 바다짐승까지 비현실적인 요소를 상상 가능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수중에서 육지, 육지에서 다시 사막으로 이어지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은 역대 DC 영화 중 최고의 스케일이라고 봐도 좋다. 
또, 그의 손에서 태어난 바닷 속 심해 생물과 크리처들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제임스 완 감독이 워낙 공포영화에 특출난 재능을 가진 탓인지, 후반부 몇 몇 수중 장면에선 공포영화 뺨치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주로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던 기존 DC 히어로 무비와 비교해 '아쿠아맨'은 꽤 밝고 유쾌해졌다. 마블 히어로 무비를 사랑하는 국내 관객들이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수중 히어로 무비로 손색없어 보인다.
제임스 완의 연출력과 함께 배우들의 캐스팅과 연기도 시선을 끈다. 주인공 아쿠아맨을 연기한 제이슨 모모아는 근육질 비주얼과 자유분방한 성격 등이 대체 배우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적역이다. 또 한 명의 주인공 메라(앰버 허드)는 남성 중심의 히어로 무비에서 여성 캐릭터가 수동적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아쿠아맨을 위협하는 두 명의 슈퍼 빌런이 등장하는데, 이들 중 한 명은 쿠키 영상까지 이어진다. 영화가 끝난 뒤 1개의 쿠키 영상이 준비돼 있으니, 궁금한 관객들은 조금 여유있게 극장을 나오는 것을 권하고 싶다. 
초반부보다는 확실히 후반부의 몰입감이 높고, 흥행 감각이 절정에 오른 제임스 완 감독이 연출을 맡았기에 이번 만큼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아쿠아맨이 동생 옴과 맞붙기 위해 아틀란의 삼지창을 찾아 나서는데, 이 과정이 다소 길게 느껴진다. 지루하다는 평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명 시각적인 볼거리는 화려하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는 단순하다는 점도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아쿠아맨', 러닝 타임 143분, 12세 이상 관람가, 오는 19일 개봉./hsjssu@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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