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부도의날’은 김혜수가 주연인 영화다. 하지만 조우진, 유아인, 허준호, 류덕환, 한지민 등 많은 배우들의 앙상블 역시 빛이 났다. 영화 속 IMF 국가 위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국가부도의 날’의 완성은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었다. 300만을 넘어선 ‘국가부도의 날’의 흥행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 ‘재정부 차관’ 조우진

조우진은 ‘내부자들’로 엄청난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배우처럼 보이는 조우진은 ‘도깨비’, ‘더킹’, ‘남한산성’, ‘강철비’, ‘1987’ 등 의미있고 흥행하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연기력을 보여줬다. 조우진의 연기는 ‘국가부도의 날’에서 활짝 피었다. 권력을 앞세워 한시현(김혜수 분)과 맞서는 재정부 차관으로 숨막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조우진과 김혜수가 맞붙는 순간 만큼은 극장은 모두 숨을 죽였다. ‘국가부도의 날’로 만개한 연기를 보여준 조우진은 충무로의 대세 중에 대세다.

▲ ‘갑수’ 허준호
조우진이 강렬했다면 허준호는 먹먹했다. ‘국가부도의 날’에 첫 등장하는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여운을 남기는 모습까지 그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소시민 그 자체였다. 중소기업 사장으로 국가부도의 위기를 직격탄으로 맞는 가장으로 그의 연기를 본 많은 관객이 자연스럽게 부모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역할에 순식간에 몰입해가는 허준호는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줬다.

▲ ‘IMF 총재’ 뱅상 카셀
프랑스를 넘어 할리우드 까지 진출한 뱅상 카셀을 한국 영화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옥자’,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등을 보고 한국 영화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힌 뱅상 카셀은 김혜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영화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을 완성해낸다. 뱅상 카셀과 김혜수는 전문 용어를 영어로 자유자재로 쓰면서 숨막히는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처음 접하는 한국 영화 환경에서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배우라는 것을 입증했다.

▲ ‘윤정학’ 유아인
‘국가부도의 날’의 유아인이 연기하는 윤정학은 기회주의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자칫 위태로워 보이는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은 유아인의 연기다. ‘버닝’에서 종수와 닮아 보이지만 묘하게 다르다. 캐릭터에 상관 없이 배우로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유아인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 ‘이아람’ 한지민
2018년은 한지민에게 아주 특별한 한 해였다. ‘미쓰백’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트로피를 수집하면서 배우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국가부도의 날’에서도 아주 특별한 특별 출연으로 등장했다. 짧게 출연했지만 김혜수와 투샷 만으로도 가슴 벅찬 장면을 남겼다. 김혜수와 한지민이 청룡영화제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마주치는 장면은 두 사람이 주연을 맡은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든다. /pps2014@osen.co.kr
[사진] ‘국가부도의 날’ 스틸